면접 날 아침, 만원의 전철 속에서 치한으로 누명을 쓴 텟페이가
자신의 무죄를 입증려는 과정을 담은 영화다.
아무 생각 없이 보게 된 영화지만 꽤나 괜찮은 영화였던 듯 하다.
특히 아무 짓도 하지 않은 텟페이를 마땅한 절차조차도 거치지 않고
무조건 치한으로 잠정 결론 지어버리는 형사의 모습이나
진정으로 유죄 무죄를 판정하려는 것이 아닌 어느 한 쪽으로 편견을 가지고
자신의 출세를 위한 재판을 하는 재판관의 모습들에서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된 것 같다.
...... 그들이 형사가 된 건, 또는 재판관, 변호사가 된 건 무엇을 위한 것이었을까.
정의를 추구하고 진실을 판정하기 위함이라는 겉만 번지르르한 직명 앞에
그들의 모습이 너무나도 초라해 보였다.
처음 그들이 형사, 변호사, 판사로 첫 발을 내딛었을 때도 그런 모습이었을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미 사회는 요리 조리 머리를 굴려가며 살아가야 할 방책을 찾지 않는다면
큰 구렁텅이 속으로 밀어버리고 마는 끔찍한 괴물의 모습을 하게 되었다.
....... 앞으로 내가 어떤 직업을 가지게 되더라도 괴물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을
거라는 슬픈 예감이 들었다.
피하고 싶지만 피할 수 없는.
세상은 완벽할 수 없는 거구나.
결국엔 유죄를 판정받은 텟페이의 슬픈 눈을 보며 나도 덩달아 슬퍼졌다.
" 형사 재판의 사명이 뭔지 아나요?
그건 바로 '죄를 짓지 않은 사람을 벌하지 말라' 입니다. "
" '진실은 신만이 알고 있다.' 고 말한 재판관이 있다는데 그건 틀린 말이다.
최소한 나는 내가 범인이 아니라는 진실을 알고 있다.
그렇다면 이 재판에서 정말로 심판을 할 수 있는 이는 나밖에 없다.
최소한 나는 재판관을 심판할 수 있다.
당신을 실수를 저질렀다.
나는 결백하니까.
나는 처음으로 이해했다.
재판은 진실을 밝히는 곳이 아니다.
재판은 피고인이 유죄인가 무죄인가를
모아들인 증거를 가지고 임의로 판단하는 장소에 지나지 않는다.
그리고 나는 유죄가 되었다.
그것이 재판소의 판단이다.
그래도.....
그래도 나는 하지 않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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