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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opper] 섹스없는 007 이라니. 개가 똥을 참지. 007 퀀텀 오브 솔러스
cropper 2008-11-07 오전 10:10:31 13443   [7]

최근 수년간 허리우드 영화의 중요한 흐름 중에 하나는 시리즈물의 Prequel 열풍이다.
그 유명한 스타워즈가 다스베이터의 탄생시점으로 이야기를 돌려놓았고 공포영화의 고전인 텍사스전기톱
학살이 그랬으며 엄청난 흥행에 성공한 배트맨 또한 그렇다.
역사상 가장 성공한 프랜차이즈물인 007 시리즈 또한 20편, 탄생 40년이 되었던 2002년을 기점으로
다시 007을 처음으로 돌려 보낸다.
2006년에 개봉한 21편, [카지노 로얄]에서 제임스 본드는 살인면허를 받기 전인 M16의 신입요원 시절로
돌아가 첫번째 임무에 임하는 동시에 순정을 바친 첫 여자 베스퍼를 만나 사랑하고 배신 당한다.

누가 첫번째 임무 아니랄까봐 초짜 007의 표정에는 긴장이 가득하고, 30대 후반의 젊은 007 이라는
말이 무색하도록 놀라운 노안이자 악당 페이스인 다니엘 크레이그는 섹스는 커녕 웃을 여유도 없는 무대뽀
의욕탱천 초짜 요원으로 등장한다.  하지만 혈액형이 '꽃미남형'이었던 선배 007의 핏줄을 물려받지 않은 것
으로도 모자라 무식해 보이는 외모에 이마 넓고 숯이 적은 금발 이라는 사실 때문에, 밥먹고 별로 할 일 없는
광팬들의 모욕적인 반대 (주 활동 사이트인 'craignobond.com' - 크레이그는 절대 본드가 될 수 없다 -
사이트는 현재 폐쇄되었다) 에 부딪혔던 다니엘 크레이그는 시간 상으로 007시리즈의 첫번째 이야기라는
[카지노 로얄]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하마터면 캐스팅 임무 부터 펑크 낼뻔했던 위태로운 새 제임스본드는,  이번에는 전편 [카지노로얄]의
엔딩으로 부터 바로 연결되는 사상최초의 연작 007 영화 [퀀텀오브솔러스]로 돌아왔다.
2시간이 훌쩍 넘었던 전편에 비해 [퀀텀오브솔러스]의 상영시간이 불과 한시간 반 밖에 안된다는 사실
만으로도 단지 지난 편의 '마무리'에 불과하거나 '소품'에 그칠 것이라는 선입관을 줄지도 모르겠다. 

[퀀텀오브솔러스]의 가장 큰 기대와 우려는 바로 감독인 마크 포스터의 기용이다.  그는 흡입력 있는
드라마 형식의 영화를 잘 만드는 감독이기 때문에 007의 복수심과 사적인 감정의 동요를 그려낼 것이
분명한 이번 시리즈의 감독으로 적격일 수 있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하지만 동시에 그런 점은 커다란 약점을 갖는다.  왜냐하면 관객들은 이미 작년에 첩보원의 인간적인
고뇌와 스릴을 만끽한 [본아이덴티티 - 본 슈프리머시 - 본 얼티메이텀] 3부작으로 역사상 가장 훌륭한
첩보 영화의 퀄리티를 맛보았기 때문이다.

규모와 컨텐츠 양면 모두에서 아직도 발전하고 있는 헐리웃 영화들 틈바구니 속에서, 반세기가 다
되어가는 '007' 영화가 지겹게 살아남아 있는 이유는 결코 007시리즈가 꾸준히 발전을 거듭해 왔기 때문은
결코 아니다.
겨울만 되면 호빵을 사먹고 붕어빵을 사먹는 이유는, 겨울에 마땅히 먹을 것이 없어서가 아니라
잊을 만 하면 생각나는 그 무언가가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먹을까 말까" 하는 문제가 아니라 "먹어줘야 할 것 같아서" 먹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필자가 개봉관을 찾아 007을 처음 본 것이 제 10편, [나를 사랑한 스파이] 였으므로 이번 22편,
[퀀텀오브솔러스]로 벌써 13편째가 되었다.  명실공히 007 시리즈와 함께 성장하고 지켜 본 BIG & OLD 팬
의 관점에서만 본다면 이번 007 [퀀텀오브솔러스]는 늘 기대했던 감흥을 주지는 못했다.
그것은 마치 시대가 시대이니 만큼 피자 호빵을 먹어보는 것이 어떠냐고 권한다 한들, 돌아서면 다시
단팥호빵을 그리워하게 되는 심정과 같은 것이 아닐까.

맥가이버 뺨치는 잔머리에 똑똑하고 잘생기고 맞짱이라면 효도르 뺨치고, 격렬한 섹스 직후에도
허벅지 후달림 한번 없이 쏜살 같이 달려가는 007의 모습에는 남성과, 여성 모두의 컴플렉스와 대리만족을
동시에 번갈아 어루만지는 놀라운 힘이 있었다.  
물론 [카지노 로얄 - 퀀텀오브솔러스- 그리고 다음편] 으로 이어질 거라고 짐작되는 "신입요원 007편" 연작
이 끝나지 않은 지금 시점에서 제대로 된 007 프리퀄의 평가를 하는 것은 성급한 일이겠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관점에서는 액션영화를 한번도 만들어보지 못한 마크 포스터 감독과 첩보액션물의 신화를
창조한 액션감독 댄브래들리의 궁합은 일단 모양새 부터가 어정쩡해 보인다.

"새로운 007 창조" 라는 강박관념에서 출발한 [카지노 로얄]은 3편 '골드핑거'로 부터 확립된 그 유명한
고유의 오프닝과 오프닝송을 배제하였고 007하면 공식처럼 따라다니는 신무기 개발자 'Q' 조차 등장하지
않는다.  [퀀텀오브솔러스]부터 다시 오프닝씬 이 사용되어진 걸로 봐서는 마치 007 시리즈를
[카지노 로얄] 을 기점으로 새로 쓰고 싶은 의지로 볼 수 있겠다.   이렇게 전혀 새로운 007 시리즈의 연작
답게 액션은 한층 '날것' 이 되었고, 사건해결 위주의 스토리에 새끈한 007이 고명처럼 얹혔던 전편들과 달리
'제임스본드' 라는 인물 자체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제작사의 욕심과 의도는 충분히 수긍이 가고 칭찬해주고 싶지만 앞서 말했듯 007은 007 다워야 제 맛
이라는 진리는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냉전시대로부터 정치이데올로기, 그리고 거대자본과 권력의 결탁으로
이어지는 전쟁과 음모의 우화집 "007 시리즈" 가 너무나 생경한 모습으로 찾아와 서운하고 떨떠름한 마음
감출 수 없다.  하지만 날고 기는 운전사도 처음에는 노가다를 종일 뛴 것 보다 고되게 운전대를 꽉쥐었던
초보 시절이 있었던 것 처럼 우리의 007도 점차 뻔뻔하고 섹시하게 변모해 가리라는 기대를 가지게 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지 않은가.

임무를 마치면 으례 보너스 처럼 따라오던 본드걸의 풍만한 가슴에 파묻히는 장면을 상상했던 관객들을
무색하게 하듯, 초보 007은 수줍게, 그것도 차안에서 살짝 입맞추는 것으로 의식을 마친다.
그리고  (전편에서 죽은) 그가 사랑했던 유일한 여자인 베스퍼의 남자친구를 만나는 장면에서 질투와
분노에 뒤엉킨 감정을 안으로 폭발시키는 007의 표정 씬은  필자가 30년간 보아온 어떤 007시리즈의
장면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만큼 놀랍다.
- 차라리 개가 똥을 참지.  키스 뿐인 007과 연정에 바르르 떠는 007이라니.  정말 놀랍지 않은가?

비록 007과 함께 해온 올드팬들에게는 낯설음을, [본 시리즈]로 인해 눈이 높아진 신세대들에게는
자칫 어설프고 밋밋한 액션영화쯤으로 치부될 위험을 충분히 갖고 있지만
[퀀텀오브솔러스]는 고유한 007 클래식들과의 화음을 통해 묘한 매력을 가졌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신입사원이 들어왔을 때 업무능력보다는 새로운 인물이 들어왔음 그 자체에 대한 관심이 크고, 조직의
리프레셔너 로서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듯 , [퀀텀오브솔러스]가 007의 초창기 시절임을 잊지 않고 본다면
앞으로 새록새록 묻어나오게 될 그의 매력을 상상하는 것 만으로도 멋진 일이 될 것이다.

30년 동안 그를 지켜봐 왔는데, 이 나이에 다시 제임스 본드에 적응하라니.  한편으로는 막막하다.

Filmania  원성백, cropper


(총 0명 참여)
karmawar
글을 참 맛있게 잘쓰셨네요^^*   
2008-11-13 09:44
hc0412
007의 또 다른 면을 볼수 있어서 보는 내내....   
2008-11-12 02:11
kes0741
흠 오히려 이제까지 몇몇 왕자 같은 본드가 오히려 원작에 뒤쳐지는건 아닌걸로 알고 있는데요^^

원작에서의 제임스 본드란 원래 그렇게 매너 좋고 완벽하고 모든 걸 갖춘 인물보단 어느정도의 빈틈이 있는 그런 모습 오히려 다니엘 크레이그의 모습이 조금더 원제 인물에 가깝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2008-11-11 11:08
1


007 퀀텀 오브 솔러스(2008, 007 Quantum of Solace)
제작사 : Columbia Pictures, United Artists, Eon Productions Ltd., Metro-Goldwyn-Mayer (MGM) / 배급사 : 소니 픽쳐스 릴리징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스 코리아 (주)
수입사 : 소니 픽쳐스 릴리징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스 코리아 (주) / 공식홈페이지 : http://www.007movi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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