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BBC 영국산 시대극 느낌에, 아름다운 의상, 그리고 시대극에 유독 자주 나온 키이라 나이틀리를 보고 연상시키노라면 흔쾌히 자주 봐온듯한 고전적인 영국산 영화의 느낌을 떠올리기가 쉽다. 이 영화도 초반까진 그랬다. 그러나, 막상 영화를 봐보니 이거 우리가 KBS2채널에서 금요일 밤 11시마다 봐오던 인기불륜극 '부부클리닉-사랑과 전쟁'하고 막상막하수준의 내용이었던 것이다.
배경만 시대극이고 영국이지 '공작부인'인 조지아나 데본셔 부인과 그녀의 남편 '공작' 데본셔가 펼쳐가는 기상천외한 맞바람까지 이르게되는 과정들은 이런 류의 영화에선 흔히 볼수없는 실소(失笑)까지 자아낼 정도로 막장이야기에 가까웠다. 감정표현에 서툴다는 데본셔 공작은 인기있는 "공작부인은 그녀의 남편인 공작만 빼고 다 좋아한다."라는 소문이 퍼지고 있는대도, 그녀를 잠자리빼곤 건들지않고 몇십년이 지나고 애들까지 다 낳고서야 "이제부터 내가 더 잘하겠소"하는 막장남편의 극치를 보여준다.
그리고, 그 사이 '공작'이라는 권력하에 이 여자 저 여자, 부인이 있는데도 다 건드리고 자신은 떳떳하다는듯이 장손을 못 낳은 공작부인의 잘못이라며 때를 쓴다. 그러나, 공작부인 역시 만만치 않았다. 물론, 영화내용상 감정은 그녀의 편이지만, 그녀 역시 남편의 애정편력에 맞서 '맞바람'이라는 극단조치를 취하게 된다. 하지만, 아이들과 가정이라는 품으로 돌아오게 되는 '나름 해피엔딩'을 맞게되는 이 영화의 내용상 구성에는 막판 실소를 금치 못했다. 원래, 로얄층들이 저렇게 논다고들 하지만, "이거 왜 영화로 만들었지?"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닥 '세기의 스캔들'도 아니었고, '그들만의 스캔들'에 그칠 내용을, 물론 실화라고 하지만, 이런 내용을 영화화해서 관객들이 뭘 느끼길 바랬는지 조금은 아리송했다. 물론, 과거 권력과 장자 후손의 도구로 그친 '여성들의 입장'에 대해서는 생각해볼만 하지만, 굳이 이 이야기가 아니었더라도...하는 생각이 컸다.
영화가 재미없진 않지만, 이런 시대극을 보는 재미는 없진 않지만, 그동안 '비커밍 제인','오만과 편견'등 안타깝고 비극적인 스토리 라인을 이어왔던 감정을 기대하고자 한다면, 이 영화는 거기에서 한참 벗어난 영화다. 최근 소규모 극장개봉한 부부클리닉 극장판 '사랑과 전쟁 - 열두번째 남자'와 엇비슷하게 대등할만한 내용의 독특한 시대극. 데본셔 '공작'을 잘 만난덕에 (물론 속내 홧병은 많이 괴로웠을지라도) 평생 '공짜'부인으로 상류층의 온갖 사교계를 주름잡으며 최고의 생활을 해온 '공작부인'의 일생을 그린 영화, '공작부인 : 세기의 스캔들'. 참으로 독특한 시대극 영화였다고 할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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