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당시보다 개봉후 더 뜨거운 반응을 얻고있는 '영화는 영화다'. 제작당시에는 '영화는 영화다'라는 요상한 제목때문에 과연 이게 뜰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과연 강지환과 소지섭이라는 두 열혈남아를 데리고 어떤 영화가 될까라는 기우가 컸던 영화.
그러나, 실제 개봉후 신기전과 맘미미아를 제외한 영화를 압도할 정도로, 높은 작품성과 배우들의 열연이 평가받고 있는 지금, 이 영화는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모든 분들이 보신바와 같이, 우선 이 영화가 우리의 '소간지', 소지섭의 포스가 영화전체를 뒤덮고있는 영화임은 분명하다. 그가 이제까지 맡은 역에서 좀 더 폭넓은 '포스'를 풍기고 있는 이름도 깡패인 '이강패'역. 이건 분명히 그를 위한 역이다. 그리고, 손 수(手), 때릴 타(打)라는 이름을 가진 구타를 일삼는 유명연예인 '장수타'역의 강지환. 조금은 촐싹맞긴하지만, 그럴싸한 구타연예인을 연기해낸 그도 높이 살만하다.
이 왕자와 거지의 현실판같은 둘의 만남은 현실과 극중에서 이뤄지면서 묘한 화학작용을 일으킨다. 우리의 현실에서 소지섭과 강지환이 만난것처럼, 영화속의 이강패와 장수타가 만난것처럼, 또한 영화속 영화의 두 배우가 만난것처럼, 이렇게 액자구성을 여러번 띄고있는 '영화는 영화다'는 묘한 제목에서 풍기는 강한 이미지를 영화끝까지 제대로 실현해내고 있다.
특히, 영화의 결말, 이제는 진흙속에서 더 이상 누가 연예인이고 누가 깡패인지 분간못할듯한, 흙덩이속에서 그들은 진정한 '자아(自我)'의 모습으로 만나 한명의 동물이자 인간으로써 격전(激戰)'을 벌인다. 그 속에서는 그들은 우리가 보는 '영화는 영화다'속 현실의 강패와 수타로써 싸움을 벌이고, '영화는 영화다'속의 또한편의 영화속의 배우들로써 격투를 벌인다. 그리고, 그 배우들은 진정 우리와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소지섭'과 '강지환'의 열연이자 진짜 격투다. 이젠 헷갈리기 시작한다. 우리는 '영화는 영화다'를 보고있는걸까? 그 영화속의 영화를 또한 보고있는걸까?
이강패는 자신이 찍고있던 영화에선 깔끔하게 자신의 지는 임무를 다하는 말그대로 '영화는 영화'임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것을 끝낸 우리가 보고있는 영화속 현실인 '이강패'로써는 '현실은 현실'임을 잔인하게 보여준다. 그리고, 우리는? '영화는 영화다'를 보고있는 우리로써는, 영화속 배우를 연기하는 '이강패'를 연기하고있는 '소지섭'을 보고서 열광했다. 그렇다면, 과연 현실에서의 '소지섭'은? 말 그대로 '영화는 영화'인 셈이다.
어찌 이리도 소름끼치게 중의적인 영화제목을 충실히 이해하고 이행할수 있었는지 그 연출력에 감탄했다. 영화는 시종일관 진지하지만도 않고, 유머도 있고, 볼거리도 있으며, 영화에 빠져들게 하는 내용과 배우들도 있다. 김기덕 감독은 아니지만, 김기덕 제작 작품인만큼 마이너와 메이져가 잘 만나면 이렇게 볼만한 웰메이드한 작품이 나올수있음은 새로운 발견이자 관객으로써 새로운 즐거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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