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엔 가이 포크스 데이라는 것이 있다.
가이 포크스를 기념하는 불장난이 펼쳐지고 그의 가면을 덮어 써.
대체 뭐하던 사람이기에
그를 기념하는 날까지 있을까? 영국의회를 폭파시키려던 자에 불과한데?
폭파이유까지 불명료.
의회에 대한 왕당파의 분노.
부패한 정치에 대한 민중파의 분노.
혹은 단순한 정신병자.
무정부주의의 선구등등.
확실한건 의회폭파가 실제로시도되었다는
얘기.
그럼 가이 포크스를 본뜬 영웅 브이가 나온 이 영화는 정치적으로 어떤 의미일까?
가이 포크스와 마찬가지로 생뚱맞고 혼란스럽다.
첨에 브이는 나약한 여성 에비를 구출하고 그녀에게 시적인 대사를 들려준다.
물론 인명살상은 피하고.
그런 그가 정부에서 시도한 인체실험의 희생자라는게 드러나고
브이는 가혹한 복수에 나선다.
결국 브이는 정부의 하수인들을 제거하고 민중은 봉기한다..
그리고 에비는 자신의 주체성을 확립하게 된다..
국내의 소위 진보파들이 이 영화를 높이 평가.
군데군데 나오는 진보적인 메시지들이 맘에 들었나보다.
하지만 나는 브이가 참 산만한 인물이라고 본다.
첨에는 무혈을 원칙으로 삼더니 나중엔 닥치는 대로 살상.
에비를 가르친답시고 가하는 정신적테러.
정부못지않게 겁나는 친구.
사상도 알쏭달쏭. 무정부주의에 자유주의.사회주의의 그럴싸한 말만
덧붙였다면 지나칠까?
브이의 모습에서 소위 한국운동권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위대한 원칙과 황홀한 세상을 부르짖으면서
정작 자신들은 원칙을깨고 세상을 더욱 혼돈스럽게 만든다.
질서를 파괴하고 그바탕위에 또다른 강요된 질서가 들어설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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