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민족주의'라는 이데올로기는 소위 좀 '의식있다' 는 사람들의 비판의 대상이 되어 버렸다..
요즘들어 국내에서 '민족주의'가 도마에 오르는 일은 더더욱 잦아졌는데,
그 배경으로는 첫쨰로 그간 한국의 기득권 및 자본가들, 나아가 대중문화에 이르기까지,
한국인 특유의 민족주의적 감성에서 비롯된 애국심을 정치적, 상업적으로 악용하며 '민족의 정서'를 팔아먹는 일이 잦았다는 점, 즉 '민주주의의 상업적 이용'을 들수 있다.
두번째로는, 역시 세계화의 도도한 물결과 함께 다양한 인종(특히 동남아;;)
과의 공존이 불가피하게 된 마당에, 시대에 맞지 않는 '고집스러운 '단일민족' 정서가 종종 물의를 일으키는 일이 있다는 점이다.
아무튼 각설하고, 그래서 영화좀 본답시는(?) 평론가들 사이에서도 비판의 잣대로 단골 등장하는 것이 바로 '민족주의' 이데올로기가 되겠다.
그런 맥락에서 바로 이 '신기전' 또한 그들의 비판을 피해갈 순 없었다.
'신기전'에게 손가락을 아래로 내린 평론가들 대부분이, 이 영화의 지나친, 혹은 억지스러운 민족주의를 '까대고' 계셨다.
그.러.나.
나는 그런치들이야말로, 적절한 맥락속에서 흐름을 잡지못하고 '언어와 사상'이라는 틀안에 갇혀
뭔가 있어보이는 척하는데 너무도 익숙해져버린 치들이라고 '까대고' 싶다.
나는 '신기전'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좀 유치하고, 억지스러운 구석이 있지만, 분명 우리에게 필요한 영화다. 우리에겐 이런 영화가 필요했다!' 라고..
신기전에서 말하고자 하는건, '민족주의'가 아니다.
바로 '국민 주권주의'다..
다들 알다시피, '민족주의'라는 이데올로기는 '이데올로기'라고 확실히 말하기도 뭣한 구체적 체계가 없는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남기는 사상이고, 그만큼 좋은의미와 나쁜의미가 명확히 엇갈리는데,
이것을 확실히 비판할수 있는 정당성은,
첫번째, 이것이 '집단 이기주의'적인 성향을 보이며 배타적 색깔이 강해진 나머지,
타 민족및 국가에 피해를 주게 될때, (멀게는 나치에서부터 가깝게는 외국인 노동자 차별대우까지..)
두번쨰는, 정치인들이 이것을 구실로 사회를 '전체주의'로 몰아갈때..
이 두가지 경우이다..
그러나 '신기전'에서 어디 그런 모습이 나왔던가..??
외세의 내정간섭과 침략으로부터 우리를 지키는 것, 민초들이 직접 권리를 되찾는것..
그건 '민족주의'가 아닌 바로 '국민 주권주의' 이다.
구지 '민족주의'란 말을 붙이자면, '저항적 민족주의' 쯤 되겠다.
'저항적 민족주의'는 민족주의가 긍정적으로 작용한 대표적 개념으로, 2차대전 당시 식민지배를 당했던 제3세계 국가들이 주권을 되찾기 위해 민족적으로 뭉쳐서 저항한 정신을 일컫는 말이다.
한국은 특히 일본으로부터의 독립을 위한 그 열정이 '저항적 민족주의'로써 뜨겁게 표출되기로 유명했었다.
그래서 '민족주의'라는 정서가 세계적으로 타도되는 현재의 분위기 속에서도 UN측은 한국만큼은 '민족주의'가 자국의 주권을 되찾기 위한 긍정적인 모습으로 나타났으므로 한국측의 '민족주의' 정서는 어느정도 긍정적으로 인정해 주곤 했었다.
영화 신기전은 주인을 잃어버린 국가와, 그 국가를 되찾으려는 주인의 모습을 다룬 작품이다.
그건 어설픈 평론가들이 함부로 들먹거릴만한 그런 민족주의가 아니다.
물론 나도 개인적으로는 민족주의를 상업적으로 이용해 괜히 눈물 짜내려는득한 '뻔한 상술'이 싫은 것은 물론이고,'민족주의' 라는 이념 자체를 매우 싫어라 하며, 이젠 한국 사회가 자꾸만 다원화되어 '세계 시민주의'로 나아가야 한다고 본다.
하지만, 우리의 주권의 소중함을 인식하고 강조하는 모습마저 '민족주의'라고 매도해서는 곤란하다.
그러기에 우리의 '주권'은 너무도 소중하다.
더군다나 암울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것도 모자라 아직까지도 중국과 일본의 '야욕'에 센드위치처럼눌려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아가는 한국인들에게는,
그정도는 반드시 필요한 '판타지'였다고 생각한다.그것도 그 '판타지'가 '어느정도는' 사실에 기반한 것이니 얼마나 더 좋을수 있겠는가..
지쳐있는 우리에겐 영화속에서 수많은 '신기전'이 날아가 외래 무법자들을 초토화 시키는 바로 그장면(!),그런 카타르시스가 필요했던 것이다.
거기에 계속해서 강대국 뒤치닥거리나 하며 과연 '주권'이라는 개념이 있긴 한건지 의심스러운 현 정권의 모습과, 이에 맞물려 국제정세는 중국와 일본이 옆에서 쌍으로 깝죽대는 상황에서,
모처럼 한껏 국민적 자긍심을 고취시킨 올림픽이 끝난 현재의 개봉 타이밍은 굿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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