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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권택 감독은 스크린에 영화를 그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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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화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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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hs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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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5-14 오후 2:59: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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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화선은 그림에 취한 신선일까, 취해서 그림을 그리는 신선일까? 임권택 감독은 영화를 써 나가는 것인가 그려가는 것인가?
이제 영화가 우리 전통의 것, 정말 우리 한국적인 것을 추구하면, 우리리는 오히려 낯설은 새로움을 느끼게 된다. 취화선은 우리 역사의 실존 인물과 우리의 강산 또 우리 역사의 아픔을 우리의 선율에 담아내고 있다. 이러한 전통의 탐색은 새로운 즐거움이다.
최민식의 거친 연기는 장승업이라는 화가의 거칠고 방황하는 삶을 잘 표현하고 있다. 주변 인물들도 전체적으로 하나의 흐름을 형성하며 개성을 지닌 인물의 역할을 잘 소화해 내고 있다. 장승업이 그림을 그려가고 또 그것을 지켜보는 연희의 장면들은 이미 행위 예술의 면모를 보여준다. 우리의 조상들에 삶에는 이미 이렇게 예술적 행위가 일상에 깊이 들어와 있었나 보다. 자칫하면 지나치게 어렵고 무거울 수 있는 있는 소재와 인물을 친근하고 가깝게 그려내어, 이 영화는 지나친 작가주의의 엄숙함으로 가라앉지 않고 현대의 우리에게까지 생동하고 있다.
그러나 이 영화가 영화라기 보다는 뮤직비디오 같은 인상을 만들어 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이것은 서편제, 춘향뎐에 함께 나타는 임권택 감독의 영화 만들기 특징이라 할 수 있다. 그는 소리와 그림(장면)에 섬세한 공을 들이고 있으나, 그 서사구조 상에서는 지나치게 많은 빈틈을 허용하고 있다. 앞 선 두편의 영화에서도 그랬듯이 취화선에서도 장승업이 그려내는 수많은 그림, 또 아름다운 우리 강산의 모습, 또 김영동이 만들어낸 아름답고 애잔한 소리들 이런 것들은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고, 매혹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보고 나오는 발걸음에는 안타까움이 묻어난다.장승업이 방황하게 되는 이유는 영화 내에서 찾기 보다는 기존에 갖고 있는 스키마에 의존해서 찾을 수 밖에 없었으며, 서민들의 삶의 고달픔과 시대적 아픔을 담아내려는 시도는 어설퍼 보인다. 그것은 아마도 너무나 많은 것을 영화 감상자가 모두 알고 그것을 이해할 것이라는 감독의 기대 때문이 아닐까 싶다. 영화가 모든 것을 명시적으로 설명할 필요는 없겠지만, 영화 내부의 서사적 질서는 갖추어야 할 것이다. 지나치게 많은 내용들을 포함하려 하다보니, 장승업의 아픔이나 그림의 가치등이 계몽적으로 서술되는 문제도 나타나게 된다.
영화가 보여주고자 하는 바를 더 분명하게 설정하고 그것을 그려내었다면 더욱 좋은 작품이 되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취화선은 보고 듣는 즐거움을 주는 영화이다. 영화 내용을 함께 고민하고 주인공의 고뇌를 함께 느끼기에는 부족함이 있었지만, 우리 강산의 아름다움, 선율의 애잔함, 인물들의 개성적인 연기 등으로도 충분히 볼 가치가 있고, 높이 평가할 만한 영화이며, 지인들에게 권할만한 영화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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