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히도 슬픈 사랑이야기....★★★★
한 동안 대형 화제작으로 맥이 끊긴 듯 보였던 뮤지컬 영화가 다시금 꾸준히 제작된 것에는 <시카고>의 성공이 있었고, 아마도 <시카고>의 제작은 <물랑루즈>의 성공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물랑루즈>는 19세기 말 프랑스 파리의 몽마르트 언덕에 있는 물랑루즈 클럽을 배경으로 신분상승과 배우로서의 성공을 꿈꾸는 ‘찬란한 다이아몬드’ 샤틴(니콜 키드먼)과 그녀에게 반한 젊은 시인 크리스티앙(이완 맥그리거)의 지독히도 슬픈 사랑을 그리고 있다.
바즈 루어만 감독은 전작인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클레어 데인즈를 캐스팅하는 등 젊음과 파격을 불어 넣으며 모두가 아는 뻔한 얘기의 영화를 가지고 젊은이들에게 어필하는 데 성공했고, <물랑루즈>에서도 가히 다이아몬드의 찬란함을 가려 버릴 정도로 빛나는 니콜 키드먼의 아름다움과 비틀즈 등 익히 아는 노래를 조합해 감동의 두 시간을 훌륭히 펼쳐 보인다. 감독은 처음 니콜 키드먼에게 ‘당신에게 맡기고 싶은 멋진 배역이 있다. 그녀는 노래하고, 춤추고, 그리고는 죽는다’는 편지를 보냈고, 니콜 키드먼은 감독의 기대에 부응, 최고의 연기와 노래로 화답하고 있다.
2001년 개봉 당시에도 정말 재밌고, 감동적으로 봤는데, 최근 케이블에서 방송하는 걸 다시 봤는데도 재미와 감동은 여전하다. 아마도 정말 좋은 영화란 시대와 관계없이 사람에게 감동을 주는 힘이 있는 것 같다. 이 영화를 보고나서 파리에 갈 기회가 있었다. 캉캉춤으로 유명한 물랑루즈 쇼는 소위 파리 3대 쇼로 불리고 있다. 물랑루즈쇼, 리도쇼, 화이트호스쇼. 막상 파리에 가니 물랑루즈보다는 리도쇼를 가장 으뜸으로 쳐준다고 하고, 야하기로는 화이트호스쇼가 최고라고 한다. 만약 나 혼자 결정할 수 있는 문제였다면 당연히 물랑루즈쇼를 봤겠지만, 여차저차해서 결국 리도쇼를 보게 되었다. 약 3시간 동안 화려한 쇼가 펼쳐지는 리도쇼는 출연하는 남녀 무희들의 대부분이 상의를 입지 않고 있었다. 즉, 가슴을 그대로 노출한 채로 공연하는데, 꽤나 야할 것 같지만 생각보다 그다지 야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파리 시민들은 어린아이들까지 동행해서 가족단위로 정장을 입고 공연을 보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우리네 정서와는 좀 다른 듯하고, 이래서 예술의 도시라는 명성을 얻은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아무튼 19세기 말 프랑스 파리 물랑루즈를 배경으로 남녀의 아름답고도 슬픈 사랑이야기를 담은 <물랑루즈>는 화려하고 경이로운, 그리고 눈을 떼기 힘든 판타스틱한 체험을 보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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