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의 사람들의 호평을 받은 영화치고 이렇게 얻어낸 것이 없는 영화는 처음인듯 하다. 시종일관 꽝꽝 터트리고 요상스럽게 웃는 소리를 비롯한 보는 이로하여금 숨가쁘게 하려는 음향을 제외하면 영화의 내용면에서 건져낼 것이 없는 영화였다. 그렇게 보인 이유는 근본적인 세계관이 나와 다른 이유 때문이리라. 법조계 검사, 배트맨이 세상의 영웅 혹은 구원자로 세운다는 발상에서 시작하는 영화이기에 첫 단추를 잘못 끼운 것처럼 줄줄이 맘에 안들었고 지루하기까지 했다. 내심 조커의 철학이 무엇일까 궁금함을 갖고 봤었지만, 영화는 악만으로 가득한 곳에서 선과 악을 나누려는 억지를 부리는듯 보였고 그나마 주어진 선을 악으로, 절대적인 악을 선으로 탈바꿈하는 시도에 영화를 볼 맛을 잃어버렸다. 선과 악의 공존을 그리는 영화로는 오히려 우리영화 '눈에는 눈, 이에는 이'가 더 잘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재미로 말할 것 같으면 놈놈놈이 훨씬 재밌었다. 놈놈놈 보고나서의 후련함을 찾아볼 수 없었던 이번 영화, 다크나이트 였다.
하지만,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잊으면 안되는 두가지를 기억해 내보자. 첫째는, 절대적 선이 있다는 것이다. 물론, 영화에서는 그 선이 그림자 조차 나타나지 않는다. 둘째는, 우리 눈에는 겉으로 들어나는 면이 아무리 선으로 보일지라도 그 이면에 악이 감추어진 일면이 있다는 것이다. 조커는 뚜렷하게 들어나는 악이지만, 경찰도 배트맨도 절대적인 선은 아니다. 그럼에도 조커를 마치 선인양 착각하게 만들거나 배트맨을 영웅시 하는 다크나이트의 결론에 공허한 아쉬움만 남긴채 객석을 비워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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