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 처음 나왔을때만 해도, 반응도 신통치 않았고, 그닥 흥행하겠나했는데, 올 여름 단 하나의 한국공포영화라는 점 때문인지, 아니면 학생들까지 볼수 있을만한 영화라서 그런진 몰라도, 슬슬 시동을 걸더니 전국 100만을 넘고 계속 조금씩 흥행중이다. 그래서인지, 뒤늦게라도 보게 되었는데.
우선 이 영화는 후반보다 초반이 더 괜찮은 느낌이었다. 하나도 안 무서운, 운동장의 귀신씬의 첫장면은 그냥 그렇게 넘어갔지만, 그 이후로 나름 스피디하게 본 내용으로 돌입하는 내용전개모드는 꽤 몰입하게 했다. '피의 중간고사'는 금방 시작되고, 아이들은 하나씩 죽어나간다. 듣던 대로 영화 '쏘우'를 연상시키는듯한 독특한 '살인방법'의 고안은 지금까지 귀신에 얽매였던 한국공포영화들에 비해 신선하면서도 나름 애쓴듯이 독창적인 느낌을 주었다.이전 뮤직비디오감독을 했다는 '창'감독만의 방식인것도 같았다.
초반, 여고생들의 다정다감한 시절의 모습과 비교되는 고등학교 시절의 지옥과도 같이 긴장되고 예민한 모습의 시험광경은 '여고괴담'을 떠올리듯이, 우리 한국의 벗어날수 없는 교육현실을 다시한번 건드리는 것도 떠올랐고. 암튼, 이런 부분이 현 학생들의 그런 교육상황을 보여주는듯해서 어느정도 그들을 관객으로 끌어들이는 점도 있는 것 같다. 여고괴담의 히트처럼 말이다.
그러나, 영화는 후반부로 갈수록 초반의 힘을 조금씩 잃어가는듯했다. 문제를 풀면, 살수 있다는 살인자의 말도, 그들이 풀든말든 애들은 이미 죽이고 있고, 반면, 선생들과 학생쪽들도 별반 문제를 시간내에 못 푸는것도 다반사였다. 한마디로, '피의 중간고사'라는 부제에서 알려준 이 부분에서의 긴장감은 그닥 팽팽하지 못했다는 것. 문제를 풀면 살수있어, 풀어야돼! 이런 긴장감이 살인자쪽에서나 푸는 쪽에서나 별반 팽팽하게 이어지지 못했다는 것이다. 살인자와 해결자쪽에서 서로 따로 노는 느낌이 컸다. 각자 할일만 할 뿐.
그래서, 후반 갈수록 이제 범인이 누구지?에 치중하게 되는데, 이 부분도 의외로 쉽게 보여준다. 긴장감이 쉽게 풀릴 무렵, 보여준 영화 전체적인 범인은 볼때보다 보고나서, 음~ 그럭저럭 괜찮은데, 앞뒤도 거의 맞는것 같군!하는 느낌을 주었다. 범인은 전체적으로 학교를 잘 아는 사람이라던가, 그 이면의 뻔한듯 해도 벗어날수 없는 우리 교육네의 현실과 연결시킨 점이라던가, 안 그럴것 같은 사람이 그렇다던가, 꽤 괜찮게 맞아떨어지는 점이 많았다. 그래서인지 보고나서 관객중 누군가가 꽤 괜찮은데?라는 말도 하는걸 들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볼때는 긴장감이 많이 떨어진 상태고, 정신없이 몰아친 것도 있고해서, 볼때보단 보고나서 이것저것 맞춰보니 괜찮은 것 같았다.
그래도, 친구가 매달려서 바로 앞에 떨어지는데도 받아줄 생각도 안하고, 선생들도 별 힘을 못 쓰고, 그냥 그럭저럭 당하면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점이 실소도 좀 있고, 그냥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느낌이었다. 버럭범수!님의 연기는 여기서도 버럭! 나왔고, 하지말라는 일만 하는 공포영화의 법칙도 그대로 따르고, 다.만. 윤정희의 입을 반쯤 다물고 얘기하는듯한 대사와 발음은 정말 듣기도 힘들었고, 잘 들리지도 않았다. 차가운 선생님의 이미지를 연기한 건 괜찮았는데말이다.
결국, 최고는 아니지만 어느정돈 볼만했고, 하지만 그렇게 무서운 공포영화는 아닌 영화다. 이런저런 한국공포영화가 많이 나올바에는, 차라리 올해처럼 하나두개에 치중해서 잘 만들어서 나오는게 관객들에게나 제작사들에게나 좋을듯 하다. 이거 시리즈로 만든다면, 담엔 회사가 배경인 공포영화가 어떨까? '회死 - 피의 연말정산' 뭐 이렇게 말이다. 회사인의 비애야 이런 입시제도의 비애의 몇배의 버젼쯤 될꺼고, 사회인이 세상의 절반인 이상 공감적인 흥행도 좀 가능할듯도 싶고. ㅎㅎㅎ. 암튼 나름 잘 보고나온 공포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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