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살아오면서, 사실, 단 한번도 배트맨 시리즈를 본 적이 없다. 그래서 내용도 잘 모를 뿐더러, 펭귄맨이나 조커, 로빈 등의 이름은 들어봤음에도 배트맨 시리즈의 이야기 자체를 잘 모른다.
그런 내가 다크 나이트를 보게 되었다. 우선 스토리를 잘 몰라도 영화는 굉장히 무난하게 이해가 쉽다. 영웅으로서 고민이라던지 악당과의 맞물림이라던지 기본적으로 액션과 스릴이 베이스를 이루고 있다.
다만, 꼭 언급하고 싶은 것은 히스 레저의 유작이라는 것.
조커로 분한 히스 레저는 정말 조커 그 자체인 것만 같을 정도로 굉장한 카리스마를 내 뿜는다. 말투부터 몸짓까지 녹아 있고 그 모든 것을 그의 눈빛으로 쏟아 낸다. 그 와중에 다른 내노라 하는 배우들의 연기가 조화롭게 펼쳐진다.
아직도 잊을 수 없는 태양의 제국 그 소년 크리스찬 베일, 노장의 거장 모건 프리먼, 장르를 넘나들고 메이저와 독립 영화를 오고가는 매기 질렌할, 악역의 대명사에서 선한 경찰 역으로 중후한 멋을 내뿜은 게리 올드만까지... 그 외에 내가 잘 모르는 유명하신 분들의 얼굴도 언뜻 언뜻 보였다.
배우진도 좋고 히스 레저의 연기도 너무 좋고 배트맨의 영웅기기들은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그러나 지루함은 막바지 30분 정도부터 쏟아지다 못해 보는 나를 힘들게 했다.
어쨌거나, 조커의 큰 惡의 그림에 모두 발이 들여져 있고, 그만큼 조커는 정말 천재적인 악당이라는 것... 그런데 너무 쉽사리 잡힌게 좀 당황스러웠다. 아니면 조커는 원래 그런 캐릭터일까 싶기도 했다. 마구 마구 괴롭히고 파괴하고 더럽히지만, 재미를 위해서라면 자신을 다 노출시키고 맞아가며 상대방으로 하여금 자신의 새로운 악한 광기를 내뿜도록 유도하는...
히스 레저의 명연기가 두고 두고 잊혀지지 않을 것 같지만, 간간히 코믹한 터치가 느껴질 때는 뭐 어쩔수 없는 헐리우드 블록버스터인가 싶은 마음도 쉽게 지울 수는 없었다. 시간이 조금 더 짧았으면 하는 점도 많이 느꼈다.
생각보다 굉장히 무거운 이야기에다가 어둡고...
게다가 그 캐릭터들의 감정라인에 나의 감정이 크게 이입되지는 못하는 영화였다.
다만, 배트맨의 바이크는 정말 제대로 환상이다!
아이언 맨의 수트가 그랬던 것처럼...
진정한 영웅은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영웅의 길은 험난할 수 밖에 없겠다.
그렇지만 그 짙은 어둠 속에서도 우리를 주시하고 살짝 도청하고
그리고 도와주는 흑Car탄 기사님.
그 Dark Knight은 tonight에도 고고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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