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동물이 다른 것이 있다면 서로에게 상처를 준다는 것일 터이다. 더 이상 갈 곳이 없어 형이 있는 곳에 머무르게 된 동생은 형의 일을 돕게 되면서 자신이 도쿄에 있는 시간동안 사람들에게 준 상처들에 직면하게 된다. 형과 어머니와 그리고 자신에 대해서.
영화는 그저 모든 것을 조용히 관조하면서 지나간다. 상처를 헤집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라고 성장하고 소멸하게 놔두면서. 어쩌면 어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다. 상처는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익숙해지는 것임을. 상처를 준 시간만큼, 또 상처를 받은 시간만큼, 인간은 꼭 그만큼의 시간을 상처에 익숙해지는 대가로 지불해야 되는 것이다.
영화는 겨울 한철을 나고 동생이 사육장의 문을 나가는 것으로 끝난다. 스스로 만들고 헤집어 놓은 관계의 상처가 아물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도착했을 때와 떠날 때, 현실적인 상황은 무엇 하나 변한 것이 없는 것이다. 하지만 다시 떠나온 곳으로 발을 돌린다. 그 곳에 설령 희망이 없다하여도 스스로 견디며 살아가지 않으면 안 된다는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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