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소년의 혼자만의 고뇌는 얼마나 그의 가슴을 답답하게 만들었을지를 생각하면, 되려 나의 가슴이 더욱 답답해져 온다.
그 후에 조금은 편안해졌을까? 궁금하다.
사람에겐 각자의 마음 속에 비밀의 화원을 가지고 있다.
살아가다 타인에게는 절대 말할 수 없는 일이 생기게 되면서, 그럴 때마다 자신의 화원에는 꽃과 나무가 심어지고, 어느샌가 넓은 화원을 다 채우고 고개를 들어보면 삶에 물든 자신만이 홀로 남아있다.
비밀의 화원에 발을 들여 놓게 된 소년의 모습은 감싸주고 싶은 만큼 안쓰럽지만, 그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사실은 그를 더욱 철저히 혼자로 만든다.
알렉스의 경우는 조금 특별했지만, 그 또래의 소년․소녀들은 모두 하나 둘 씩 타인에게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생기기 시작한다.
영화를 보던 모든 관객들 또한 그런 시기를 가졌을 터이고, 지금도 그럴 것이다.
이 영화를 보면서 인간은 고독한 존재라는 말을 다시 한번 상기했다.
친구도 좋고, 애인도 좋고 다 좋지만, 결국 남은 건 혼자이다.
나의 파라노이드 파크가 생긴 건 언제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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