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는 이상한 의무감 같은게 생겨서인지 전작의 인물들이 하나같이 다 나와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는 것 같다. 조금 변한 모습으로 전작의 유머를 그대로 간직한채. 근데 윤문식은 안나왔던데...'강철중 1-1'에서 보여주는 조연들의 등장은 이미 그 단물이 다 빠진 상태였고 재탕식의 유머는 반갑지도 않았다. 물론 이번 작품의 의도가 1편의 연속이니 그렇겠지만 산수와 용만이 캐릭터 다 배려놨어.
더 의아했던것은 기대이하의 악역. 정재영이었다. 도대체 그넘의 마인드가 끝까지 파악이 안되어서 아리송한 채로 끝나버린 것이다. 그의 행동들을 봐서는 그래도 가족은 생각하는 것 같은데 나중에 혼자 튀고 있었고 고객과의 약속은 지키는 것 보면 또 뭔가 룰이란 것을 지키는 젠틀맨인 것 같은데 확실히 어떠한 악당인지 확 와닿지가 않아서 답답할 뿐이었다. 부모를 죽인 폐륜아였던 이성재 캐릭터나 돈이 법이라 생각하던 정준호와는 다르게 딱히 색깔이 없는 악당이었다. 창백한 마스크에 충혈된 눈을 통해 카리스마는 넘쳐났지만 목표없이 그저 짖는 것 처럼 방향성이 없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기야 이런 조그마한 단점은 넘겨버릴수 있다. 하지만 이것만큼은 그냥 넘길 수 없다고 생각한다. 바로 설경구. 강철중 형사가 영화의 가장 큰 구멍이었다. 영화속 강철중은 이미 우리가 아는 강철중이 아니었다. 수사방식이야 비과학적, 가책무단방문, 맞짱뜨기 등 변함없는 강철중이었지만 이젠 너무 인간적이 되어버렸다. 오로지 동물적으로 수단방법안가리고 먹이를 잡는 것이 핵심이었는데 이번편에서는 초중고딩들이 대거 등장하다보니 살짝 수위가 낮아진 분위기를 이끌어갔다. 그러다보니 영화 마지막엔 결국 EBS의 성장드라마 같은 모습도 연출을 했으니... 1편의 전기톱이 그립더라.
간간히 웃겨주는 재미는 있었지만 가려운 곳을 제대로 긁어주진 못해서 아쉬움이 큰 영화였다. 그래도 해외 여름 블럭버스터들이 장악하고 있는 판국에 선전하고 있는 모습은 박수쳐줄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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