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에 돌아온 여전사 앨리스. 3년전 그녀는 라쿤시티에서 빠져나오면서 3편을 예고했다.
2007년 그녀는 다시 돌아왔다. 전편보다 더 강해져서 말이다.
게임회사 CAPCOM의 인기작인 [Biohazard] 시리즈(미국판은 [Resident Evil])를 원작으로해
만든 영화로 시작한 <레지던트 이블>시리즈는 개인적인 바람을 한개도 집어 넣지 않았다.
원작 게임이 사랑을 받았던 이유는 음침한 게임을 진행하면서 극도로 달아오르는 긴장감에
있었다. 하지만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는 너무도 조용한 저택에서 언제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르는 좀비를 경계해 가며 진행했던 게임의 방식이 아니라 [하우스 오브 데드]라는 게임처럼
무자비한 좀비 학살 영화가 되어버린 것이다.
미스테리 스릴러 어드벤쳐 영화를 바랬던 나에게 <레지던트 이블>은 첫편부터 노골적으로
액션영화로 탄생하게 된다. 가슴깊이 와닿은 배신감은 어쩔 수 없었지만 '밀라 요보비치'라는
배우로 인해 배신감은 어느정도 상쇄가 되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배우기 때문? -_-
여튼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가 3편까지 오면서 그 액션강도가 쎄졌고, 그로인해 당당히 유명
액션 영화 시리즈에 이름을 올려놓았다. 이제 그 누구도 <레지던트 이블>하면 그 게임의 음산하고
칙칙하며 긴장되는 분위기보다는 치고 박고 베고 쏘고 터뜨리는 액션을 생각한다. 시리즈가
거듭될 수록 강해지는 액션. 3편은 과연 어떨것인가.
『 T-바이러스로인해 인류의 대부분이 변종인류로 변해버린 세계. 무장된 차량을 타고 또다른
생존자들을 찾아다니는 사람들. 위기의 순간 이들앞에 더욱 강해진 앨리스가 등장한다. 한편,
이 바이러스의 열쇠가 되는 앨리스를 찾는 아이작 박사. 과연 인류는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
여기서 잠시 <레지던트 이블>의 세계를 설명하면, 세계 최대기업인 '엄브렐라'에서 연구도중
유전자 변이를 일으키는 T 바이러스가 유출된다. 이 바이러스는 금새 도시전역으로 퍼지게 되고
이 바이러스의 1차 진원지인 라쿤시티는 봉쇄되게 되지만 이 바이러스의 급격한 확산은 도시의
봉쇄로도 막지 못한다. 결국 인류의 대부분이 바이러스에 감염되 변종되어 버린다.
영화에서는 오래전부터 좀비가 심심치 않게 등장했었지만 게임에서 [바이오해저드]라는 게임은
좀비를 소재로 한 게임의 전설이 되어버렸다. 이 이후로 좀비는 영화에서나 게임에서나 홍수처럼
쏟아져나왔다. 하지만 부두교에서 노예로 쓰기위해 시체를 죽은상태로 살려내는 진정한 좀비가
아니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변종인류로 표현된다. 그리고 본래 좀비의 특징인 느릿한 움직임은
점점사라지고 칼루이스 뺨치게 빨른 움직임을 보여준다. 이와 같은 좀비(?)의 특징을 모두 가진
좀비가 바로 이 <레지던트 이블3>에 등장한다. 영화보며 잠시 넋이 나갔던 부분.
하지만 다른 부분도 있는데 다른 좀비영화들이 주로 밤이나 음침한 곳이 배경이었던 반면에 이번엔
사방이 훤히 뚫린 사막에서 그것도 대낮에 일어난다. 게다가 이건 좀비가 저글링 100부대 러쉬
이상으로 많은 좀비의 러쉬가 이어지지만 거의 학살수준의, 마치 게임 [삼국무쌍](역자 주 :
[삼국무쌍] - 삼국지를 배경으로 각 나라의 유명장수를 선택해 밀려드는 엄청난 수의 병사들의
운명을 달리하게 하는 게임. 세번의 공격으로 10명이상의 운명을 달리 할 수 있다)을 보는 듯하다.
이제는 긴장감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는 <레지던트 이블>. 사실 뭐 2편부터 기대도 안했지만...
그래 그럼 화끈한 액션이나 보자. 액션은 확실히 강해졌다. 이제 앨리스는 초능력까지 쓴다.
수천, 수만마리의 까마귀도 앨리스의 기합 한방이면 깃털 다뽑힌다. 이제 앨리스가 죽으면 어쩌나
하는 생각은 절대 안든다. 과연 이 좀비들을 어떻게 해치울까가 이 영화를 보는 목적이 되어버렸다.
폭발적인 액션보다는 화려한 액션을 선보이며 재빠르고 머리까지 쓰는 좀비들을 소탕한다.
이 영화의 감독 '러셀 멀케이'는 이 영화를 찍기 전부터 스토리보드를 준비했다는데 사실 뭐 그리
스토리가 잘 짜여진 느낌은 안든다. 그렇다고 어거지 스토리도 아니고 그럭저럭 스토리 수준.
사실 약간 좀 그런부분도 있었지만 그냥 넘어갈만 하다. 사실 연출도 그럭저럭 됐다. 별로 특징이
있어보이지 않는다. 사실 좀더 적나라하게 이야기 하면 다른 영화랑 별로 다를게 없다.
이제 배경의 유니크한것도 없어졌고, 액션이 화려하다고 해도 그정도의 액션은 다른 영화에도 많다.
다른 좀비 영화와 차별성을 두려면 대니보일 감독의 <28일 후...>정도는 되야하지 않을까.
샌드백이나 동네북이 되는 좀비가 아니라 뭔가 생각해야 하는 좀비정도는 되고, 말초신경을 자극하기
보다는 보다 감각적인 영상과 내용을 보여줘야 차별화가 생길텐데 말이다. 락음악 BGM에
발로차고 때리고 총쏘고 하면서 피튀기는 좀비 영화보다는 이런 원인의 순수 본질에 다가가는
그런 내용이 관객에게 좀 더 신선하게 다가갈 수 있는 내용임은 분명하다. 뭐 순수 100% 흥행을
목적으로 한 영화라면 지금과 같은 방식이 먹히겠지만 말이다.
이영화는 아무래도 '밀라 요보비치'라는 인물을 빼면 거의 반시체 수준의 영화가 될 것이다.
세계적 모델이면서 동시에 배우인 밀라 요보비치. 1997년 뤽베송 감독의 <제5원소>에 출연하면서
그녀가 배우임을 확실히 도장 찍고, 이후 <잔다르크>에서 주목을 받고 2002년 <레지던트 이블>에
출연하며 '여전사'로 확실한 자리매김을 한다. 사실 그녀는 다른 연기로도 다수 출연했지만
워낙에 '여전사'의 이미지가 커서 별로 주목받지 못했다. <레지던트 이블2>에서도 상당한 액션을
선보였던 그녀는 2006년 <울트라바이올렛>에 출연하며 액션의 절정을 보여준다.
워낙에 밀라 요보비치가 날고 기는 탓에 다른 배우들은 빛을 발하지 못한다. 그냥 보조출연 정도.
복장이나 포즈나 다 멋진데 빛이 안산다. 밀라 때문에. 하는일도 별로 없고. 감독은 매편마다 바뀌지만
어째 스타일은 별로 변하질 않는다. 과도한 앨리스 중심도 그렇고. 앨리스가 분명 영화의 원톱이긴
하지만 분명 구도는 앨리스와 앨리스의 적이라는 두 인물의 구도인데 그 적조차 별로 역할이 없다.
결국 앨리스의 샌드백일뿐. 이제 긴장감도 없고 스릴도 없고 그냥 액션 눈요기뿐이 없게됐다.
2007년 여름 화끈한 액션으로 흥행을 노렸으나 별로 화끈하지 못했다. 오히려 혹평만 들었고
얼굴만 화끈해졌다. 그래도 전작들의 이름빨과 밀라 요보비치라는 것, 그리고 그래도 볼거리라는
무기로 반짝은 했었다. 관객들의 눈높이가 높아진 요즘 이제 이런 말초신경 건드리는 액션만으로
승부하는것은 시대착오가 아닐까. 아니면 내용은 없어도 볼거리라도 정말 기똥차게 하든지...
역시 첫편부터 무너진 장르적 기대감은 완결편까지 가서도 다시 세우지 못했다.
역시 원작만큼 좋은 리메이크는 없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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