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렌페이지. 난 분명 그녀가 뜰줄 알았다. 왜? 내가 찍었으니까! ㅎㅎ 그녀를 처음본건
2006년 <엑스맨 : 최후의 전쟁>에서 였다. 처음봤다라기 보다 처음 관심있게 본것이 그 영화였다.
그 영화에서 엘렌은 벽뚫는 소녀로 나왔는데 깜찍한 외모에 아담한 체구, 그리고 당돌해 보이는
표정이 인상깊었다. 사실 연기 좋아서라기 보다 귀여운 모습이 맘에 들어서 눈여겨 봤지만...
어느날 <주노>라는 영화의 소개를 보게 되었다. 왠지 컨셉과 제목이 우리나라의 <제니, 주노>와
너무도 닮아서 리메이크작인가 의심을 했었으나 그건 아니었고. 한가지 더 끌렸던건 주인공이
바로 '엘렌 페이지'였던 것이다. 사실 엘렌이 한 영화의 단독 주연이 될거라고는 생각도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게다가 아카데미에 노미네이트까지 되었다니...
『친구와의 불장난으로 인해 임신을 해버린 여고생 주노. 아이를 어떻게 할까 고민하던 차에
낳기로 결심하고는 자기보다 아이를 더 잘 키워줄 수 있는 부부를 찾는다. 벼룩시장을 뒤진 끝에
그런 부부를 찾아낸 주노. 부부와 주노는 아이가 나오기를 고대하지만 이 부부의 사이가
뭔가 심상치 않다...』
이 영화는 20 Century Fox의 자회사인 20 Century Fox Searchlight에서 제작한 영화다.
이 회사는 주로 저예산 독립영화를 찍는다. 한마디로 메이져가 아닌 마이너를 겨냥한 제작사라는 것.
<주노>역시 마찬가지다. 저예산 독립영화로 이 영화가 미국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놀랄만한 일이었다. <주노>의 흥행대박으로 인해 엘렌 페이지는 그 인기와 관심도가
급상승했고, 이 영화의 각본을 맡은 디아블로 코디는 많은 상을 받았다.
청소년 영화틱한 애니메이션으로 시작하는 이 영화는 어떻게 보면 청소년을 위한 성교육 영화
같기도 하다. 한순간의 불장난이 불러 일으키는 문제에 대한 영화 같지만 끝까지 본다면
왠지 너무 훈훈해져서 무분별한 불장난이 훈훈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다.
영화의 소재는 분명 심각한 이야기 인데 아마도 한국과 미국의 정서적 이견이 어느정도 영향을
주지 않은가하는 생각이 든다. 아무래도 性에 관해 상대적으로 관대한 미국에선 이럴 수 있을것
같기도 하다. 만약에 우리나라에 이런 영화가 나왔다면 잘 못된 性문화 조장한다고 난리 났을텐데...
사실 예전에 <제니, 주노>가 개봉했을때도 그런말이 조금 있긴 있었다.
올해 미국나이로 21살인 엘렌페이지는 극중에서 성격 특이한(?) 고등학생역을 맡았는데
초동안과 작은 체구로 인해 전혀 어색하지가 않다. 미국애들은 도저히 겉으론 나이를 모르겠던데..
슬래셔 무비와 헤비한 락음악을 좋아하는 여고생 치고는 독특한 취향을 가진 주노.
자신의 주장은 머든 다 말해야 직성이 풀리는 그런 성격의 소유자다. 당돌하고 사나우며
여린 그런 성격을 엘렌페이지는 완벽히 해낸다. 대부분의 평범한 여고생들의 감수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주노 맥거프는 임신조차도 그리 심각해 하지 않는다. 다만 뱃속의 아이를
어떻게 해야 할까가 문제다. 그러면서 찾은 방법은 자신보다 아이를 애타게 원하는 부부에게
맡기겠다는 것이다. 결국 벼룩시장의 광고를 보고 그런 부부를 찾아낸다. 이런 부분은 우리나라에선
절대 이해불가한 내용이다. 차라리 아이를 낳고 입양을 보낸다고 하면 모르겠지만 출산전부터
입양을 결정하고 입양할 부부까지 찾아가다니 우리나라와는 정서적으로 너무 안맞는 부분이다.
이런부분이 우리나라에서 약간은 반감을 가지게 한 부분이 아닐까 본다.
이 영화에서 맘에 드는 것중 하나가 O.S.T다. 가벼운 통기타 선율에 말끔한 목소리로 부르는
노래들은 영화의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주노가 헤비 음악을 좋아한다고 해서 O.S.T도 그런게 아니라
잔잔한 기타팝이 전반적으로 깔리면서 영화의 분위기를 한층 깊게 만들어 준다.
특히 엘렌페이지가 직접부르고 영화의 엔딩곡으로 쓰인 'Anyone Else But You'는
멜로디의 분위기나 가사들이 영화에 아주 잘맞는다.
예전에 영화를 보다가 인상깊게 본 젊거나 어린배우들을 보고 나중에 이들에 대해서 글을 써보자고
하면서 블로그 메모장에 이름을 적었는데 약 1년간 3명의 이름이 적혔다. 그중 한명이 바로
엘렌페이지였는데 그녀가 주연인 영화가 개봉한다니 기대치는 엄청 높았었다. 무엇보다 그녀가
영화내내 중심인물로 계속 나온다니... 그 당돌한 연기가 정말 맘에 들었다. 게다가 흥행성공에
아카데미 노미네이트라니... 역시 내가 보는 있구나하고 다시한번 느꼈다.(-_-;;)
영화역시 맘에 들었다. 정서적인 차이를 염두에 두고 이건 미국영화라는 것을 두고 본다면
어느정도 이해도 됐기에 내용에 대한 불만은 없었다. 엘렌 페이지의 매력에 한껏 빠져볼 수 있는
영화였다. 분명 엘렌은 더 크게 될거다. 왜? 내가 보는 눈이 있다니깐~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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