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츠코의 아버지는 사랑을 잃은 슬픔과 두려움을 아르헨티나 빌딩 속 유리를 만남으로써 그 두려움을 잊고 있었던 것이다. 시간이 멈춰버린 공간에서 또다른 사랑으로 사랑을 잃은 슬픔과 두려움을 치유하고 있었다. 미츠코 역시 엄마를 잃은 슬픔을 치유하게 된다. 아르헨티나 할머니의 마법과도 같은 힘으로 누구나 행복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발을 들여놓게 한다. 발을 담그면 온순한 양처럼 평화로워지는 힘이 있는 그 곳으로 가고 싶다.
[아르헨티나 할머니]는 환상처럼 덩그러니 놓여있는 아르헨티나 빌딩과 마녀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지만 실상 천사와 같은 마음을 가진 아르헨티나 할머니로 인해 잔잔하고 따뜻함을 가득 안고 왔다. 느린 전개가 다소 지루함을 줄 수 있지만, 소설 [아르헨티나 할머니]를 봤다면 또 다른 [아르헨티나 할머니]를 만나보길 바란다. 상상으로 남아 있던 유리씨가 눈 앞에 나타날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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