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신앙에 대하여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는 신학교 학생인 ‘수현’은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수도원으로 ‘피정’을 가게 되고, 그곳에서 신앙의 완성체로 생각되는 신부님을 만나게 되나, 근엄해 보이는 신부님도 몸을 뒤척이며 잠을 못 이루고, 미사 때 ‘예수님의 피’로 사용되는 포도주를 입을 대고 병째 마실 수밖에 없는 인간적인 고뇌도 갖고 있고, 심지어는 자기 아들로 추측되는 ‘복사’도 돌봐주기도 하는 등의 번뇌와 고통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신부가, 곧 숨이 끊어질 아이를 위한 기도를 부탁받고서도 ‘바쁘다’는 핑계를 대며 이를 거절하다가 마지못해 심방을 하고 건성의 기도를 할 때, ‘수현’은 그 옆에서 미숙하지만 진심에서 우러난 간절한 기도를 하여 꺼져가는 아이의 생명을 구하는 이적을 체험한다.
‘수현’은 애인이었던 ‘수아’를 닮은 병석의 ‘헤레나’로부터 그녀의 쾌유를 위한 기도를 하여줄 것을 부탁받고 자신의 신앙이 흔들릴 것을 염려하여, 이를 거절하였으나, 한 때 사랑했던 수아가 변사체로 발견되자, ‘헤레나’를 위하여 기도하고, 회복된 ‘헤레나’에게서 ‘헤레나’가 수녀가 되기 위하여 애인과 헤어지고 수녀원에 들어왔으며 그 애인은 사망했다는 말을 듣고는, 그녀가 자신과 같은 처지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옛 애인에 대한 사과를 옛 애인을 대신하여 받아달라는 헤레나의 청을 받아들인다. ‘수현’은 ‘헤레나’의 애인을 대신하여 ‘헤레나’를 용서함으로써 ‘수아’에 대한 죄책감에서 벗어남과 동시에 죽은 "수아"에 대한 죄책감에서 벗어나 자기 자신을 용서하고, 자기 자신과 화해하고, 이를 통하여 신앙을 확신하고 구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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