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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의 문을 두드리다. 명작이 명작... 노킹 온 헤븐스 도어
median170g 2008-07-03 오후 12:04:57 3770   [0]
 

천국의 문을 두드리다.

 

명작이 명작으로 불리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그 옛날, 내가 중학생 때인가

나의 오라비에게 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 들은 적이 있다.

오라비는 꽤나 인상적인 장면들을 나에게 늘어놓았고,

나는 그 얘기를 들으면서 굉장히 보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이런 식의 내용 진행일 줄은 생각도 못 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웃었다.

푸하하하하하하하하 아하하하하하하하하 키기키키키키키키킥 크크크큭 푸푸풋 히히히히히이히

한번에 쾅 터지는 큰 웃음이 아니라

상황과 대사 등이 전달해주는 자잘한 웃음거리.

마치 한 편의 꽁트를 보는 느낌마저 들 정도다.

 

물론 지금의 영화에 길들여진 세대에게는

이런 방식의 영화는 맞지 않을지도 모른다.

3류 개그에, 우연적 요소로만 가득해 억지로 주제로 끌고 들어가려는 듯한

"허접한" 영화라고 생각할 수도 있기 때문에.

그러나 나는 그들이 표면밖에 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다.

마치 <릴리슈슈의 모든것>을 보고 "이게 뭐야"라는 반응을 내비치는 사람들처럼.

 

 

시종일관 이어지는 유쾌한 두 청년의 활극 뒤에는

언제나 그들이 당면하고 있는 "죽음"이 있다.

영화를 진종일 가로지르는 웃음은

작품을 너무 무겁게 하지 않으면서도 그 무게를 떨어뜨리지 않는다.

이 두 가지가 양립하도록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그러나 토마스 얀 감독은 해냈다.

그리고 연기력이 정말 훌륭한 틸 슈바이거도 해냈다.

마틴 역의 그는 마치 뇌종양을 앓아본 사람마냥 연기를 했다.

그리고 루디 역의 장 조세프 리퍼스 또한 그의 역할을 다했다.

후반부에 두 사람이 바다에 당도해서 보여준 그 표정.

드디어 해냈다는 안도감과 성취감과 함께 느껴지는 "죽음"에 대한 현실감. 그에 동반한 공포.

몇 분 동안, 그저 표정으로만 연기해야 하는 그 힘든 역할을 그들은 훌륭히 해냈다.

 

 

 

울고짜고 하면서 눈물을 자아내는 싸구려와는 달리, 그저 보여주기만 하는 것.

그럼으로써 관객의 공감을 몇백배로 이끌어내는 것. 그것이이 바로 진짜 영화다.

화려하게 치장해서 말하지 않아도 아는 것. 그것이 바로 진짜 비극이다.

 

 

 

 

 

p.s 1 : 마지막 장면은 진정 명장면이다. 두고두고 잊혀지지 않을 강렬한 인상..

          "죽음을 삼키는 바다"라고 평한 어떤 네티즌은 촌철살인의 대가일지도.

p.s 2 : 인상깊었던 장면은 병원에서 십자가가 떨어져서 데킬라가 든 냉장고가 열렸을 때.

            뭐랄까, 마치 "신의 뜻"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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