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취화선 (醉畵仙)] 그림에 취한 신선, 강산에 취한 감독 |
|
취화선 |
|
|
hatguy
|
2002-05-07 오전 10:42:41 |
1541 |
[2] |
|
|
감독 : 임권택 촬영감독 : 정일성 출연 : 최민식 / 안성기 / 유호정 / 김여진 / 손예진 / 정태우
1850년대, 백성들의 삶은 피폐해지고 내외의 거센 격변이 다가오던 시대. 새로운 세상을 꿈꾸던 김선비는 매맞던 거지소년 승업을 구해주고 그것으로 미래의 대화가 장승업과 그의 예술 스승 김선비의 인연이 시작된다. 세월이 흐르고, 승업은 김선비의 주선으로 만난 역관 이응헌의 도움으로 대화원 유숙의 문하에서 정식으로 그림을 배우기 시작한다. 승업은 어느 술자리에서 몰락한 양반의 딸인 기생 매향을 만난다. 승업이 매향의 치마폭에 매화 그림을 그려넣자 그녀는 스스로 梅花一生不賣香(매화는 평생 제 향을 팔지 않는다)이라 적어넣는다. 한편 병들어 죽어가던 이응헌의 여동생이자 승업의 첫사랑 소운은 세상을 떠나기 전 승업에게 그림을 청한다. 그녀를 닮은 학 한 마리를 그려준 승업은 그녀와 헤어지고 정처없는 유랑을 떠난다. 유랑에서 돌아온 승업에게 김선비는 혜원과 단원을 능가하는 화가가 되라는 뜻으로 오원이라는 호를 지어준다. 하지만 화공을 천시하는 양반들에게서 받은 모멸감을 느낀 승업은 또다시 유랑을 떠나고 스스로의 한계를 넘으려 노력한다. 시골 양반의 집에서 천주교 박해를 피해 숨어있던 매향과 재회하지만 다시 한번 이별의 아픔을 맛보고, 왕실 화공이 되는 영광도 얻지만 답답한 궁궐을 뛰쳐나오며 쫓기는 신세가 된다. 이후로도 승업의 편력은 계속된다. 지방 토호의 그림을 그려주다 양반들에게 빌붙어사는 찌꺼기라는 얘기를 듣고 번민하기도 하며, 매향을 찾아 제주도까지 갔다가 갑신정변에 참여했던 김선비를 만난다. 김선비는 처음으로 승업의 그림을 인정하지만 승업은 아직 이루고자 하는 경지에 도달하지 못했다며 괴로움을 토로한다. 서울로 돌아온 승업은 우연히 매향을 만나 정을 나눈다. 매향과 재회한 승업에겐 또다른 깨달음과 방랑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보통 감독과 출연자만 쓰는데, 이 영화에서 촬영감독의 이름을 뺄순 없겠지요. 정말 아름다운 장면들이, 우리나라에 저런 곳이 있던가 싶은 곳들을 정말 아름답게 잡아낸 그 솜씨에는 경탄을 금치 못하겠습니다. (알게모르게 컴퓨터 그래픽을 구사했다는데, 라스트의 도기장씬을 빼고는 정말 그래픽을 썼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임권택 감독이 욕심이 과하진 않았나 싶기도 하더군요. 조선말기의 걸출한 인물의 일생을 담고, 여기에 뭍여인과 시대의 변화, 강산의 아름다움과 전통의 소리까지 모두다 2시간에 담으려 하니 급하지 않을수 없게되버렸습니다. 또 시사회였는지 모르지만, 화면이 뚝뚝 끊기더군요. 기존의 임권택 감독의 일부 영화에서도 그런 거는 몇번 있었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좀 심한 듯 싶던데.....
이 영화에는 '오원 장승업'에게 영향을 미쳤던 3여인(매향-유호정 / 진홍-김여진 /소운-손예진)이 나옵니다. 하지만, 영화를 보다보면 이 여인들이 도대체 오원에게 무슨 영향을 끼쳤다는 건지 알수가 없습니다. 예술적 영감도 편안한 휴식처도 되지 못한 이들이 오원의 인생에 세줄기 희망이었을까요.. 오히려 조언자인 '김병문'이 더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싶더군요.
오원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정말 장관이더군요. 특히 매에쫓긴 새떼를 그린 그림은 정말 저도 모르게 탄성이 나왔습니다. 어떻게 저런 그림을..... 아~저런 그림 거실에 놓고 바라봤으면.....
이 영화에서는 옛날 사제지간의 모습이 잘 나타나더군요. 세번 사양했어야 한다는 말부터 오원을 따르다 다른 길을 가던 두 제자가 오원을 떠나면서 길에서 절을 하는 모습은.....
나이가 들어 다른 여인에게 2세를 바라던 노안의 오원의 모습은 안타깝더군요. 끌려나가면서 여인의 다리(음 영화를 보시면 왜 다리인지 아십니다)를 보던 그 안타까운 눈빛.
이 영화는 뭐라해도 '최민식'의 영화지요. 청년부터 노인의 역할까지...청년은 좀 무리가 아니었나 싶었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의 모습은 정말 딱이더군요. '김병문'역의 '안성기'도 딱이었습니다. 브라운관에서 보던 이미지 그대로의 단아한 '유호정'은 '매향'역에 적역인거 같더군요. 너무 고정적이지 않나 싶기도 하지만, 그 모습만으로도 그 역할을 반은 접고 들어가더군요. 강단있는 마누라역의 '김여진'이야말로 이 영화의 여자역할중 딱이 아니었을까 싶던데....헤어지면서 그림을 청하면서도 은근히 남아있어줬으면 하면서 지분대는 모습이란.... '손예진'은 정말...휴...'손예진'이 오원을 보면서 "저런 다쳤구나. 그림을 그려야하는 소중한 손인데.."하는 장면은 [흑수선]에서 '이미연'이 '안성기'를 보면서 "오빠, 저 강인한 꽃을 보아요"하는 장면처럼 영화에서 붕떠서 그야말로 코메디였다. 어설픈 대사처리하며 그 표정...푸헛~!
영화자체로 봤을때 그다지 재밌다거나 훌륭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그 아름다운 경관과 오원 장승업의 그림만으로도 능히 볼만하지 않나 싶습니다. (정말 그 여백의 묘미를 살린 꽉찬 오원이 그림은 예술이더군요)
# 참, '오원 장승업'.....에서 '오원'의 뜻이 독특하더군요. 당대 화가였던 '단원 김홍도'등과 더불어 '나도 원이다'라고 '나 오吾'字를 쓴거더군요. 하하하.
|
|
|
1
|
|
|
|
|
1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