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영화를 보면서 간접체험을 한다.
즉 내가 영화의 주인공이 되었다고 생각을 하고 주인공과 같이 호흡하면서
생각하고 판단하고 느낀다.
헐크를 볼때마다 또 브루스를 볼때마다 안타까웠고 불쌍했다.
헐크가 울부짖을때 나도 울었고
헐크가 도망칠때 나도 세상으로부터 도망치고 있었다.
두시간내내 헐크와 동병상련을 느끼면서 그의 감정이 고스란히 나아게 전해져 왔다.
영화의 초반은 프롤로그처럼 마치 씨에프와 같이 감각적이고 스피디하게 진행된다.
부루스 배너(에드워드 노튼)가 사랑하는 여인 베티 로스(리브 타일러)앞에서 위험을 무릎쓰고
실험의 당사자로 참여하게 되고 결국 감마선에 노출되어 헐크로 변해서 감정에 치우치게되서
사람을 해치게 되고 그 와중에 베티까지 다치게 되고 만다. 그 사실을 한 브루스는 연락도 없이
훌쩍 떠나게 된다.
그후 브루스는 애인을 다치게 했다는 죄책감에 은둔생활을 하면서 치료제 개발에 모든 것을
걸고 살아가게 된다. 또 감정을 다스리기 위해 다시는 헐크로 변하지 않기 위해 자신을 다스리
는 방법을 배우려고 한다.
하지만 그를 무기로 이용하려는 군이 추격하여 브루스를 찾아내고
군과의 격투끝에 브루스는 결국 화를 참지 못해 헐크로 변신해 버리게 된다.
그리고 브루스는 더 이상 늦기 전에 치료제가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사이버상에서 치료제에 도움을 줬던 닥터 그린을 만나서 미국으로 잡입하게 된다.
그곳에서....
꿈에 그리던 베티와 극적으로 재회하게 된다.
베티앞에 나타나지 못하고 나무 뒤에 숨어서 보기만 하던 브루스....
브루스를 향해 펑펑울며 달려가는 베티...
이 둘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짠해졌다.
사랑하면서 만나지 못하고 사랑하면서 모른 척 헤어져야만 했던 브루스의 아픈 마음이
에드워드 노튼의 눈빛이 말해주고 있었다.
그리고 헐크의 첫번째 하이라이트가 나오게 된다.
소총,기관총,바주카포,장갑차,헬기까지 동원한 군세력과 헐크의 1대1 대결이
화려한 CG와 웅장함을 자랑하면서 숨가쁘게 펼쳐진다.
특히 이 부분에서 헐크의 완전한 모습이 나타나게 되는데...
섬세한 얼굴 근육과 몸 근육 그리고 엄청난 액션 스케일은 보는 사람의 스트레스를
한방에 날려준다.
그리고 제일 감동적이 었던 장면은 뭐니 뭐니 해도 예전과 달리 감정을 조금이나마 컨트롤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베티를 알아보고 헬기공습에서 몸을 던져 감싸는 모습은
헐크가 아닌 고독하고 외로운 한 남자 브루스의 모습이었다.
헐크를 생포하기 위해 온 특수요원인 에밀...
야심이 많고 강해지고 싶어하는 에밀 브론스티(팀로스)는 수술을 통해
어보미네이션으로 변신하게 되고 헐크과 숙명적으로 마지막 대결을 하게 된다.
근데 솔직히 이 순간엔 떨렸다. 나도 모르게 떨렸다. 어보미네이션을 때려 눕히고 싶었고
세상을 향해 외치고 싶었다. 정말 너희들이 원하는게 이런거냐고.....
난 헐크를 보면서
너무나 사실적인 CG와 웅장하고 스펙터클한 영상미보다는 보다 내면적인 면이 나의 가슴과
마음을 울렸다.
에드위드 노튼의 연기는 헐크의 고독과 분노를 더욱 빛나게 해 주었고 이런 연기가 나올수 있었던 건
리브 타일러의 헌신적인 사랑과 끊임없는 애정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지극히 감정적이고 지나치게 폭력적이 되어 있는 너무도 위험한 상태인
헐크로 변신한 상태에서도 그 순간에서도 베티는 죽음을 무릎쓰고 헐크가 진정하도록 감싸주고
안아주었다.
그리고 헐크로 변했을때의 브루스가 세상을 향해 외치는 분노와 울부짖음을 잊을 수 가 없다.
헐크의 분노에 찬 눈빛으로 울부짖는다.
'날 내버려 둬!."
그렇다.난 이 영화를 보면서 아주 가슴이 아팠다.
아직도 앚지 못하는 '아이언 자이언트'가 문득 생각났다.
헐크가 괴물이기에 앞서 브루스라는 약한 인간이라는 면에 주목하여 이 영화를 보게 된다면
한층 심도있는 영화로 볼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