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 있습니다]
영화 역사상 최고의 시리즈 '인디아나 존스'
세계적인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는 사실과 조지 루카스-해리슨 포드가 만났다는 사실만으로도 많은 기대를 하고 본 인디아나존스 :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
3편에서 나치가 악당으로 그려졌다면, 1957년이 배경인 4편에선 소비에트 공화국이 상대해야 할 적으로 그려진다.
친구도 믿을 수 없는 냉전시대, 더구나 미국이 배경이기 때문에 영화에는 공산주의에 대한 철저한 배격이 가득하다.
인디아나 존스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냐는 물음에 "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라고 한 것은 이를 집약적으로 잘 나타낸다.
이승복이 생각나서 관객들이 웃었던 부분이었지만 말이다.
고고학자를 선망하는 머트가 크리스탈 해골 관련 여러 가지 비밀들을 늘어놓으며 수천 년 간 풀리지 않은 마야 문명의 비밀이자 고고학 사상 최고의 발견이 될 ‘크리스탈 해골’을 찾아 나서자고 제안하면서 영화는 급물살을 탄다.
박진감있게 크리스탈 해골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장면이 이어지고, 이런 보물찾기 과정은 흡사 <내셔널 트래져>와 같았다.
인디아나 존스 1편~3편이 나올 당시만 해도 스케일도 크고, 스릴있는 보물찾기 영화가 흔치 않았지만,
지금은 너무도 많은 그런 작품이 나와있었기 때문에 사실 색다른 재미를 느끼지는 못했다.
흥미진진했지만, 식상하다고 느꼈다.
다만 크리스탈 해골과 마야 문명의 비밀을 풀어가는 주인공들을 방해하는 악당으로 나오는 세력이 좀더 매력적이었다고나 할까?
가장 눈길을 끈 캐릭터는 잔혹한 악당인 소련 요원 ‘이리나 스팔코’ 였다.
그녀는 막강한 힘을 얻기 위해 크리스탈 해골을 찾아 나선 소련 군대의 리더로 ‘뼈 속까지 철저하게 악한’ 캐릭터였고, 그녀때문에 영화의 극적 긴장감이 있었던 것 같다.
악당과 이중간첩으로 위장한 친구 덕분에 많은 위기를 맞지만 언제나 그렇듯 무사히 위기를 극복하고 해피엔딩을 맞는다.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뭘까...
한참 생각을 해봤다. 뭔가 석연찮은 느낌이었다. 기분이 썩 유쾌하지 않았다.
왜일까...왜일까...
내가 잘못 이해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페루 마야 문명을 고대인이 세운 것이 아니라, 우주와 우주 사이의 존재, 외계인이 세웠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었기 때문에 그랬던 것 같다.
"영화는 영화일뿐 오해하지 말자"라고 간단히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페루 마야 문명을 평가절하한 것 같았고,
말도 안되는 억지 얘기라고 코웃음치며 나왔던 것이다.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이런 장르의 영화에 길들어져서 식상했던 것일까.
"역시 최고야!" 하고 엄지손가락을 치켜들 수 없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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