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를 쓰기전에 먼저 고백하자면, 개인적으로 예전 어렸을때 인디시리지를 그다지 재밌게 본 사람은 아닌축에 속한다. 뭐랄까 막 열광까지 하면서만 보지 않았었다고 말하면 면죄부가 되려나. 19년만에 돌아온 인디아나 존스는 그렇게 엄청난 기대를 갖고 보지 않았다. 하지만 영화는 영화자체보다는 다른 큰 의미를 남긴 작품으로 남게될 거 같다.
인디아나존스를 앞에서 말한것처럼 열광적으로 봤던 부류가 아니라서 비교적 차분하게 봤음에도 불구하고 왠지모를 아련함, 인디스타일을 잘 모르면 그만의 웃음코드, 대사, 액션....등이 영화시작과 동시에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가 있었다. 영화시작과 함께 보이는 클래식 파라마운트로고는 마치 관객들에게 최면을 걸어 시간여행을 시키는(말이 너무 길다)....간단하게 말하자면 이번 인디아나존스는 너무나 아나로그...틱하다는 것이다. CG보다는 실제촬영을 즐기는 스필버그감독이 좋아할만한 영화형태가 인디아나존스가 아닐까 싶을정도로 이번 인디는 그때, 19년전의 인디로 모든것이 고스란히 돌아가있다. 물론 우리의 인디 해리슨포드는 너무 늙었지만, 영화는 해리슨포드가 늙었다는 사실을 잊을만큼 바쁘게 재밌게 돌아간다. 그런데 문제는 이 '바쁘게 재밌게'돌아가는 부분이 문제다.
인디아나존스는 앞에서 말한것처럼 그때 그것으로 돌아가 있다. 물론 최신기술을 사용해서(제작이 조지루카스니 그의 루카스필름과 ILM이 얼마나 공을 들였겠는가) 이번 영화를 훌륭하게 제작했을것이고, 그것은 결론부터 말하자면 너무 성공이다. 그런데 앞에서 말한 문제는 뭐냐면 바로 영화의 스피드감과 재밌는 영화적 요소들이 요즘 영화들하고는 너무 달라서 그다지 대단하지 않다는 것이다. 왜 재밌다고 해놓고 또 딴소리하냐고 할지 모르겠지만, 영화전체로 봤을때는 이번인디는 잘만들어진 블록버스터이지만, 그 영화를 채우고 있는 다양한 요소들은 그다지 흥미로운것은 사실 아니다라는 말을 하고 싶은거다. 우선 영화배경부터가 냉전시대-어쩌고저쩌고 1957년-으로 시작하는것부터가 색다르지 않고(물론 어쩔수없다는것도 안다). 인디와 스팔코진영이 치코받고 벌이는 액션은 요즘 관객의 눈높이로 봤을때도 낮은것이 사실이다 (물론 두 배우는 너무 멋지지만!!!) 어드벤처의 교과서답게 한단계 한단계 퍼즐을 풀고,단서를 무는식의 구조도 인디의 전형이지만 신기하진 않다. 게다가 마지막에는 결국 예고편을 유심하게 보셨던 분들은 눈치챘을 '그것,그놈'들이 등장하는것도 피식 웃음이 나오게 만든다. 자칫 유치하다고 뭐 이러냐고 그럴수 있는 자질을 갖춘영화다 인디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관객에게 호소 하고 있는것은 전체적인 내용이나 결과는 아닐거 같다. 그때 관객들이 열광했던 영화속 영웅이 20년이 다 넘어서도 스크린에 건강하게 등장할 수 있게 되었고, 그 당시 영화를 보았던 관객들에게는 아련한 추억을, 요즘 세대들에게는 아날로그 감성이 오히려 새로움으로 다가 설 수 있다는것을 보여주고 싶고 증명해보이고 싶었을것이다. 그런면에서 이번 인디는 성공했다고 평가하고 싶다. 어쩌면 기대만큼의 많은사람들에게 만족을 받는 영화는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영화는 그런것이다. 그 존재만으로도 가치가 있는 그런 영화 말이다. 인디시리즈가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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