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는 코믹적 요소도 적고 요란하지 않은, 조용한 영화다.
두 노년의 원로 배우가 연기해내는(실제로도 나이가 많은) 치열한 삶을 살아온 두 남자가 불치의 병을 앓게 되고, 그때서야 자신들이 살아온 삶을 되돌아보며, 죽기전에 정말 하고 싶은 일들을 적은 '버킷 리스트' 를 작성하고 실천에 옮겨보며 자신들의 행복을 찾아간다는 얘기.
두사람의 영화속에서의 이미지가 그대로 녹아나는 모습이 보기 좋았고, 연기력도 훌륭하고, 진한 감동까지는 아니지만, 인생의 행복에 대해 되짚어 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사전상에서 bucket list 를 검색해보니, 별달리 사전적으로 의미를 가지지는 않은것 같다.
영화상에서는, 젊은 시절에 작성해보곤 하는, 해보고 싶은 일들을 적은 목록이라고 하는데,
사전적으로 의미를 가졌다기 보다는, 그냥 통용되는 말인것 같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내가 만약 ~ 라면 ~ 해보고 싶다' 는 이야기나, 해보고 싶은 목록을 적는 경험을 해본적이 있을 것이다.
가장 쉬운 예로, 만약 로또에 당첨되어 일확천금이 생겼다면, ~도 사고, ~도 사겠다.. 라는 등.
아마도, 그런 젊은 시절의 농담같은 이야기인데, 죽음을 앞둔 두 노인이 이렇게 죽기전에 정말 해보고 싶었던 것을 해보는 행복을 만끽하기 위해 시작한 일일 것이다.
(스포)
에드워드(잭 니콜슨)의 경우, 돈을 벌기위해 젊은 시절을 보냈고(자수성가), 가장 큰 기쁨인 딸의 미래를 위해 사기꾼 남편을 쫒아낸 일이 화근이 되어 딸은 자신에게 말도 건네지 않는 사이가 되어 버렸다.
카터(모건 프리먼)의 경우, 아이들을 양육하기 위해 젊은 시절을 자동차 수리공으로 보내야 했고, 아내가 낯설게 느껴지는 등 자그마한 삶의 행복조차 잊어갈 무렵 그렇게 고칠 수 없는 병이 찾아왔고, 치열한 삶을 위해 살아온, 그리고 늙어버린 자신들의 삶을 되돌아보며, 죽기전에 정말 하고 싶은 것이 무얼까 하고 써내려간 카터의 버킷리스트를 에드워드가 보게되면서 이야기는 그렇게 시작된다.
돈이 많은 자수성가 재벌 사업가인 에드워드 덕분에 카터는 해보고 싶었던(실제로 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 못했으나 경제적으로 능력이 있는 에드워드 덕분에) 일들을 직접 해보게 된다.
영화는 이때부터 세계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는 두 사람의 모습을 보여주며(실제로 이렇게 해 볼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상상속에서만 가능했던 버킷리스트들이 정말 실현되는 부러움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런 희망들이 단지 물질적인 것만이겠는가.
가장 아름다운 소녀에게 키스받기 등 단순히 돈만 많다고 해서 이룰 수 없는 것들이 있다.
에드워드는 장난스럽게 카터의 버킷리스트들을 함께 해보는 행복을 누리지만 실상 자신의 아픔을 나누려고 하지는 않는다.
카터는 에드워드가 죽기전에 자신의 가장 소중한 딸을 만나보도록 권유하지만, 화가난 에드워드 와 결국 헤어지게 된다.
카터의 입원소식에 달려온 에드워드.
카터는 마지막 수술에서 결국 저세상으로 가게 되고, 에드워드는 용기를 내어 찾아간 딸의 집에서 손녀딸에게 행복한 키스를 받는다.
버킷리스트를 직접 적어본적이 있는가?
내 경우는 딱히 직접 적어본적이 있었는지 가물가물 한데,
그냥 막연히 ~~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은 자주 하는것 같다.
영화속에서 카터의 경우 에드워드라는 재력가를 만났기에 그런 소원들이 이뤄졌지만,
일상적인 평범한 사람들의 경우, 그런 소원들이 이뤄질리는 만무하다.
영화 자체는 대단히 흥미롭거나, 유쾌하거나, 볼거리가 많다고 하긴 힘들지만,
단지 버킷리스트에 적은 일들이 이뤄진다면... 이라는 재미난 상상을 영화화한 흥미로운 소재이며,
정말 죽기전에 버킷리스트를 실천해본다는 다소 진지한 영화지만, 생각보다는 가볍게 볼 수 있다.
모건 프리먼과 잭 니콜슨의 늙어버린(잭 니콜슨은 정말 많이 늙어 보인다) 모습이 역력하며, 실제로도 나이든 두 노년 배우가 노년의 연기를 하는 것이 정말 리얼하며, 두 사람의 이미지 그대로 영화속 캐릭터의 성격이 그대로 뭍어나는것이 보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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