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건 틀린 게 아니다....
입양계획을 세우던 아내가 죽은 뒤에도 입양을 포기하지 않고 추진하는 소설가 고든(존 쿠삭)은 자신을 화성에서 왔다고 믿으며 낮에는 커다란 상자 안에서 나오지 않고, 중력으로 인해 날아갈지 모른다며 무거운 추를 달고 다니는 아이 데니스(바비 콜맨)에게 마음이 끌린다. 기본적으로 전체 관람가인 이 영화의 전개가 두 사람이 서로를 이해해가며 따뜻한 결론으로 마무리되리라는 건 눈에 안 봐도 비디오다. 뻔한 예측이 가능한 얘기임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소중한 가치들을 품고 있으며 그것을 맛깔나게 빚어내 보는 관객의 가슴을 훈훈하게 만든다.
사실 누가 봐도 이상한 행동을 하는 데니스에게 고든은 자신의 어린 시절을 반추하며 그것이 꼭 교정해야 할 틀린 행동은 아니라며 아이를 다독인다. 다른 건 틀린 게 아니다. 이 너무나도 당연한 얘기는 그러나 너무나도 쉽게 무시당하기 일쑤다. 99%가 이성애자라고 해서 동성애자가 틀리고 이성애자가 맞는 건 아니다. 다만 그건 성정체성이 다를 뿐이다. 99%의 관객이 특정 영화를 좋아한다고 해서 그 영화를 싫어하는 1%가 틀린 건 아닌 것과 마찬가지다. 단지 취향과 살아온 경험 속에서 다르게 느끼는 것뿐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너무도 쉽게 다수가 맞는 것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으며, 그것을 '다수결의 원칙'으로 쉽게 정리해 버리고는 한다.(<디워>를 둘러싼 극단적 반응을 돌이켜보면...)
아마도 영화 속 데니스의 이상 행동들은 내가 아동심리학자가 아니어서 잘은 모르겠지만 버려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에 기인한 행동일지도 모른다. 입양 후 야구를 하며, 또는 둘이 장난을 치며 서서히 고든에 대한 신뢰를 쌓아가는 데니스의 작은 변화가 읽히기 시작하며, 이는 고든과 헤어지지 않기 위해 마치 정상아이처럼 복지전문가들을 상대하는 과정에서 확연하게 드러난다. 그러나 아직 데니스가 완전히 마음을 연 건 아니다. 고든의 사진으로 만들어진 선물을 남기고 화성으로 떠나려는 데니스, 이건 버림 받는 것이 두려워 먼저 떠나려는 행동이었고 예상한대로 아이는 고든의 진심을 받아들이고 따뜻한 귀환을 하게 된다. 아이가 데니스의 진심을 받아들이는 과정이 조금 억지스러운 감은 있어도 영화의 진심을 헤칠 정도는 아니다. 존 쿠삭의 친누나인 조안 쿠삭이 영화에서도 누나를 맡았으며, 영화에서 나온 두 아들도 실제 조안 쿠삭의 아들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이들은 정말 가족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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