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변화의 근본 원인은 그 내부에 존재한다....
※ 스포일러 있음
마치 한 편의 동화 같은 이 귀여운 러브스토리의 주인공인 페넬로피(크리스티나 리치)는 당연하게도 슈렉의 피오나 공주를 떠올리게 한다. 페넬로피와 피오나 공주, 둘 다 자신이 원치 않은 저주로 인해 흉측한 외모를 가지게 되었지만, 그것을 자신의 일부로서 인정한다. 다만 피오나 공주와는 달리 페넬로피는 자신을 인정함으로서 흉측한 외모도 벗어던지고 멋진 남자와의 로맨스도 성공하게 되는 일타이피(?)의 성공을 거두게 된다.
이 영화에서 제임스 맥어보이가 분한 맥스(실제 이름은 맥스가 아니며, 신분도 귀족이 아니다)는 일종의 맥거핀으로 작용한다. 즉, 왕자의 키스를 받으면 깨어나는 공주, 또는 공주의 키스로 두꺼비에서 멋진 왕자로 변신하는 등의 동화처럼 맥스의 사랑으로 페넬로피의 저주가 풀리는 것으로 관객을 몰아가지만, 사실 남자의 사랑 따윈 저주와는 하등 관계가 없다. 그래서인지 제임스 맥어보이는 영화에서 느닷없이 한동안 사라진다. 제임스 맥어보이가 사라진 대신 투입되는 건 애니(리즈 위더스푼)다. 거친 여자지만 도시로 나온 페넬로피를 따뜻하게 대하는 오토바이족으로 나오는 리즈 위더스푼은 그 명성에 비해 이 영화에서의 존재감은 그다지 크지 않다. 난 혹시 페넬로피의 언니(엄마가 바람으로 낳은 첫째 딸)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었다.(대체 그 언니는 어디로 간 거야?)
어쨌거나 스스로의 내적 변화에 의해 저주를 풀게 된다는 건 정치적 공정함으로도 평가해줄만 하다.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누워만 있다가 누군지도 모를 왕자의 키스 한 번에 깨어나는 수동적 존재보다 백배는 더 아름답지 않은가. 물론 의미라든가 이런 걸 떠나 로맨틱코미디로서의 재미도 충분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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