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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친 감상과 무차별 휴머니즘으로 폐허가 되어버린 영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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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워 솔저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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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금요일, 스카라 극장에서 한 '위 워 솔져스'시사회에 다녀왔습
니다. 자리배정을 정말 어이 없는데 받았는데....나~참, 세상에 많은 극
장을 다녀봤지만 3층짜리에서 보기는 처음입니다. 3층에서는 모든게 다
내려다 보이더군요...
'위 워 솔져스'는 '브레이브 하트', '진주만'의 시나리오를 쓴 '랜달 월
레스'가 그와 좋은 인연있는 '멜 깁슨'을 내세운 배트남 전을 배경으로
한 전쟁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배스트셀러인 'We Were Soldiers Once...
...and Young'을 영화화 한 것인데요, 만들기 전부터 어떤 국가(미국)의
입장에서 보여주는 전쟁영화가 아닌 전쟁의 허무함과 그 앞에 승자와 패
자는 없다는 걸 표현한다고 큰소리 쳤었죠...
음...막상 영화를 본 후에 드는 생각은 '이 영화를 왜 만든것인가?'입니
다. 솔직히 별다른 특색이 없는 9.11테러에 힘입어 탄생한 또 하나의 애
국심 고취 영화 같더군요...(물론 프리 프로덕션은 몇 년전부터 시작했
겠지만, 느낌이....) 영화의 영상은 '라이언 일병 구하기'나 '블랙 호크
다운'같은 감각적이고 독특한 자기만의 개성이 없이 그냥 가끔씩 보여
주는 잔인한 장면으로 대신하고, 앞의 두 영화가 말하는 철학적이며 전
에 시도되지 않았던 메세지에 비해 기존에 만들어진 전쟁영화가 말하는
바와 별로 틀린 것 없는 메세지를 내세운 영화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네
요...그렇지만 이 영화도 헐리우드에서 만들어진 기존의 전쟁영화와 차
별화를 한 요소가 하나 있는데, 그건 휴머니즘과 감상주의의 극대화입니
다. 극도로 긴장해 있고 살벌한 지옥같은 전쟁터에서 미국적인 가족주의
의 감상과 휴머니즘을 외치고 있으니 환장할 노릇이죠...(이런 점은 '멜
깁슨'의 전작인 '브레이브 하트'나 '패트리어트'에서도 보이는 점인데
요, 아마 그의 입김이 많이 작용했을 것 같습니다. '랜달 월레스'도 그
렇게 다르게 생각하지는 않았겠지만...) 그들이 시도하여 보여준 방식으
로 좀 더 폭 넓은 대중화를 부를 수 있겠지만 자칫 이제 전쟁영화가 더
이상 할 말이 없는, 메너리즘에 빠지게 할 위험이 있다고 생각까지 듭니
다. (실제로 '라이언 일병 구하기'나 '블랙 호크 다운'보다 여성 관객들
이 많았고, 영화가 끝난 후 남자, 여자 가릴 것 없이 마냥 '재밌다~~'를
연발하더군요....)
여기에 영웅이 아닌 척하는 영웅 '멜 깁슨'이 떡하니 자리를 잡고 있습
니다. 미국인들이 가장 바랄 것 같은 가장의 모습과 담대하고 솔선수범
하는 리더로서의 모습, 그리고 전투가 끝난 후 죽은 부하들을 생각하며
자책하는 휴머니스트의 모습까지....(개인적으로 '멜 깁슨'을 굉장히 좋
아하는데, 이런 영화를 출연할때마다 가슴이 아픕니다...한 때 세계 5대
배우에 뽑힐 만큼 압도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영웅이 되길 원하니....)
영화가 끝날때 쯤 배트남 군이 미국국기를 보고 그대로 펄럭이게 놔두는
점도 미국의 은근한 영웅주의를 표출하는 것 같고요...
이런 너무나 큰 단점 때문에 이 영화가 가진 장점까지 단점으로 돌아서
버리게 되었습니다. 기존의 영화와는 다르게 전쟁시 전쟁터 밖의 모습
을 보여주는 점(특히, 전투에 참여한 군인들의 가족을 묘사하는 장면)
은 참신하고 좋았지만 전체적인 영화의 톤이 휴머니즘을 부르짖는기 때
문에 거기에 묻혀 같이 휴머니즘을 외치는 꼴이 되어 안타깝네요...영화
가 좀 더 냉정했었다면 이런 점은 돋보였을텐데...
'위 워 솔져스'는 별 다를게 없는 헐리우드의 전쟁영화입니다. 원작을
읽으신 분들이나 영화를 학수고대한 분들은 빨리 기대를 버리시는게 좋
을 것 같네요...차분한 영웅을 원하시는 분들이나 '멜 깁슨'의 팬들은
즐거운 마음으로 보실 수 있을 것 같고요.
P.S 영화 제목이 상당히 마음에 안드는군요...'위 워 솔져스'가 뭡니
까??!! 그냥 '우리는 군인이었다'라고 하면 어디가 덧나나? 앞으로 이런
식으로 이름 짓는 건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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