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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해방기인 1940년대를 배경으로 해방기 코믹 액션의 표어를
들고 나온 <인형사><가문의 위기><가문의 부활>의 정용기 감독의
의도는 기발하다는 느낌을 줄 정도의 기대감을 안겨준다. 일단
스케일적인 크기가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를 연상시키는 느낌을
주는 모습에 입증된 연기력의 소유자 박용우와 새롭게 영화배우로서
의 입지를 알리고 있는 이보영의 캐스팅에 호기심이 동했기 때문이다.
국보 제24호 석굴암 본존불상의 일제강점기 강탈되었다고 알려진
미간백호상의 전설의 3000캐럿 다이아몬드인 '동방의 빛' 을 소재로
부풀려진 이야기는 이 영화의 메인 디쉬가 된다. 전설의 '동방의 빛'
을 일본군부에 의해 발견된다는 이야기로 시작되는 영화는 '동방의
빛' 를 둘러싼 다양한 인물들의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다. 경성 최고의
사기꾼인 가네무라라는 재력가로 둔갑한 봉구(박용우)와 경성 최고의
재즈가수인 가면을 쓴 춘자, 일명 하루꼬가 해당화라는 이름의 도둑을
겸업하고 있음을 스토리상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춘자가 노래하는 영업
소 미네르바의 사장(성동일)과 요리사(조희봉)는 독립군 단원의 신분을
숨기고 대한독립을 위한 비밀작전의 수행에 몰입한다. 그들이 얽히고
섥히는 에피소드속에서 코믹함을 최대한 살리려 노력한 흔적이 돋보이는
데 이러한 부분은 영화의 재미를 살려주는 때도 있지만 오히려 반감
시키는 부분도 있다. 적절하게 사용하지 못하고 코믹한 부분을 삽입
하려한 시도때문에 영화에 몰입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하다.
일본군부의 총감(김응수), 그리고 군부의 야마다 중좌(김수현)을
중심으로 대치되는 상황은 적절한 긴장감을 매개체로 흥미진진한
에피소드를 담고 있지만 생각보다 싱거운 맛을 보여주기도 한다.
반전적인 묘미와 캐릭터적 색깔있는 조연들의 연기도 눈에 들어
오긴 하지만 억지스러운 설정과 주연이자 히로인 격인 이보영의
몰입되지 못하는 연기는 영화에 대한 몰입과 재미를 반감시켜
버린다. 이보영의 연기가 빛난때는 노래할때를 제외하고 어색하고
분위기에 몰입되지 못하는 묘한 분위기를 연출해 냈다. 그에 비해
상대역인 박용우의 연기는 자연스럽게 영화의 분위기에 몰입할
만한 느낌을 살려 주었고, 무엇보다 사기꾼으로서의 확실한 입지를
반전의 비밀과 함께 가진 매력적인 캐릭터로의 연기를 보여주었다.
주연의 상대역이 빛이 날때 한 쪽이 떨어지면 그 공백은 굉장히
크게 느껴진다. 박자를 맞추지 못해서 한층 더 연기에 대한 아쉬움과
연기력이 다소 떨어진다는 느낌의 여운을 남겨주기 때문이다. 그에
비해 성동일과 조희봉은 나름대로 감칠맛나는 조연 캐릭터를 살려
주었고 작위적인 상황 설정에도 눈쌀을 찌프릴 정도의 오버연기가
나오지 않았기에 제 역활을 멋지게 소화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영화에 대한 기대에 맞는 '보물' 과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기에 부족했던 것은 스케일적인 느낌과 신비로움과 미스테리적
보물과 전설같은 소재가 다소 약했다는 것이다. 한국의 인디아나
존스형 영화를 기대했지만 그 정도의 스케일과 매력적인 여정의
즐거움을 만끽할수는 없었다. 합격점을 주기 힘든 작위 코미디적
설정도 <가문> 시리즈의 설정을 그대로 적용하려한 정용기 감독의
오판이라는 생각도 남는다. 추천하기는 힘들지만 한번 쯤 보고
즐길수 있는 영화로는 괜찮은 영화라는 여운을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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