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의 제왕은..정말..대단한 영화였다. 분장, 배경, 카메라 움직임, 음악, 배우들의 연기, 스토리..무엇하나 빠지지 않는 영화였다. 특히..자칫 잘못하면 촌스러워질 수 있는, '특수효과에 업힌 영화'였는데도, 러닝타임 내내 '지금 보는건 영화야'라는 사실조차 잊을 만큼 몰두해서 가슴졸이며 재밌게 봤으니 말이다.
하지만..보고 나서 가슴이 후련하기 보다는. 뭐라고 표현하기 힘든..세상에 대한 불신과..불안을 등에 업고 나올 수 밖에 없었으니.. '절대악'은 존재하지만 '절대선'은 존재하지 않았던 영화속에 너무 빠져버렸던 결과였다.
'절대악'에 해당하는 '나쁜놈'과 '절대선'에 해당하는 '착한놈'이 겨루는 이중 대결구조가 아니라, '절대악'에 대항하는 연약하고 부서지기 쉬운 '작은 선'들의 불안한 활약을 그린 것이어서 그랬던 것 같다.
그런 면에서 이 영화는 아이들에게는 부적합하다는 생각이들었다.
아이들에겐..세상에는 나쁜놈도 있지만 착한놈도 있다는 개념을 심어줘야 한다. 질 때는 지더라도 이길 땐 화끈하게 이겨줘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 살아가는 동안 깊은 든든함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는데...
반지의 제왕처럼, 착한놈도 나쁠 수 있고 어쩌면 착한놈조차도 어느샌가 내 적이 될 수 도 있는 상황만을 펼쳐놓은 영화는..아이들에게 세상에 대한 잘못된 이미지(혹은..지나치게 맞는 이미지...ㅜ.ㅜ)를 심어주는 역효과를 가져오지 않을까.. ? 하는 우려가 생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