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의 주인공은 바로 '다니엘 데이 루이스'였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는 그가 없었다. 바로 욕망과 집념으로 가득찬 '다니엘 플레인뷰'만 있었다. 이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그에게 왜 서슴없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이라는 큰 상을 줬는지.
이 영화는 잘 만들었고 영화에 빠져들게하는 힘이 있는 영화다. 그러나, 그 힘이 거의 절반이상 '다니엘 플레인뷰'를 연기한 '다니엘 데이 루이스'에게 있음을 영화를 보고나면 부인할수 없게 된다. 그는 장인정신으로 연기를 하는 매소드 배우이다.
그가 영화의 역할을 맡게되면, 가족하고도 떨어지고 세상하고도 떨어져 그 캐릭터를 만들어냄이 아닌, 바로 그 자신이 그 캐릭터가 직접 되어버리는 경험을 통해 영화에 투영하게 된다. 그것이 매소드 배우이자 매소드 연기라고 한다. 영화에서 그런 느낌을 받은 경우는 사실 드물다. 배우들이 연기를 잘한다, 못한다하는 생각은 들어도 이거 연기자가 아니라 진짜 그 사람아니야?하는 생각이 들게끔한게 바로 이 영화에서의 '다니엘 플레인뷰'였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본 다니엘 데이 루이스는 마치 상을 대리로 타러온 '다니엘 플레인뷰'의 또 다른 하나 인것 같은 정도였으니. 그만큼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욕망과 집착과 성공으로 향한 광기에 휩싸인 한 석유업자를 제대로 그려내고 보여주고 표현해낸 작품이었다.
영화의 주제로 보이는 오일을 둘러싼 한 인간의 무서울 정도로 평생을 그린 성공과 욕망에 관한 일관성있는 편집과 내용.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은 영화속에서 그의 양아들, 그의 가짜 동생, 그의 주위사람들과 같은 인물관계를 통해 내면있는 '다니엘 플레인 뷰'라는 악덕석유업자의 모습을 제대로 그려냈지만, 올해 아카데미는 익숙한듯 내공있는 이 작품보다 새로운 관찰과 스타일을 그려낸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에 감독상과 작품상을 안겼다.
폴 토마스 앤더슨의 깊이있는 내공의 연출 역시 대단했지만, 그의 연출이 아쉽게도 배우의 연기에 조금 가려졌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배우의 연기력과 영향력이 매우매우 인상적이고 아직까지도 기억에 남는 영화다.
개인적으로는 '노인'에서 스릴러적인 재미를 제대로 맛보았지만 내용면에서는 관객에게 쉽게 다가가기 힘든 그 영화보다, 한 말초적인간의 욕망을 일생에 걸쳐 제대로 그려낸 이 영화의 2시간30분이 더 재밌었고 관객으로써 빠져들게 보게하였다. 성공과 석유에 집착한 한 인간의 인생의 다음장면이 어디로 튈지 모르기에, 한순간한순간을 예측할수 없었으며 또한 그러한 악인의 매력에 빠지게하는 연기와 모습을 보여준 '다니엘 데이 루이스'같은 배우가 있음에 영화를 보는 이로써 또 다른 연기세계에 빠지게 만든 그에게 마땅히 축배를 들어주어야함을 당연하게 여길수밖에 없는 그러한 대단한 연기의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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