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한 듯 했지만 그렇지 않았던 수작 <나크>
이 강렬한 영화의 명성은 이미 익숙해져 있었다. 선댄스 영화제에서 열광적인 지지를 받은 것을 시작으로 헐리웃 머니파워의 일인자 최고의 스타인 톰 크루즈가 조 카나한 감독을 알아보고 제작과정에서 참여한 것 여기에 배우 레이 리오타는
체중을 불리고 외모를 거의 바꾸면서까지 파격적인 변신을 선보였고 또한 제작자로서 크레딧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제이슨 패트릭 역시 전작들의 (스피드2 같은) 느끼함을 탈피 빵집모자를 쓰고 염소수염을 기른 전혀 다른 모습을 선보이면서 두 주연 배우의
색다른 모습이 더욱 관심을 끌었다. 여기에 항상 포스터와 영화소개에 나왔던 올해 최고의 반전!! 굉장한 시나리오! 등의 카피는 보는 이의 기대치를 더욱 향상시켜주게 만드는 촉매제가 되어왔다. 바로 몇 일전에 영화를 감상한 본인 역시 이런 기대감을 도저히 억누를 수 없는 것이었다... 항상 생각하곤 한다. 기대를 안하고 볼 수는 없는 것일까? 너무 많은 기대와 두근거리는 설레임을 안고 영화를 본다면 그만큼 눈은 높아져 오히려 영화가 의외로 별로 라고 느껴지는 경우도 있다는 걸 알면서 말이다.... 그래서 막상 영화가 끝나면 허무함이 물밑 듯 밀려들어 와 공허함이 느껴지는 경우도 많았지만..... 그래도... 그래도... 보고 싶던 영화를 보면서 눈이 반짝반짝 해지고 마치 숨겨놓았던 보물을 찾아 낸 것처럼... 그건 마치 남자라는 동물들이 느끼는 섹스의 쾌락과 절정 허무와 비슷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가져본다.... 마치 중독처럼 스며들어가는 그래서 나는 이런 감정들을 도저히 쓰레기통에 버려버릴 수가 없다. 몇 년이 걸리든 나는 <스파이더맨3>를 고대할 것이고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꿈꿀 것이며 <콜래트럴>이 개봉하는 날짜만 손꼽아 기다리면서 마치 어린아이처럼 두근두근 거릴 것이다... 그런게 내가 존재하는 유쾌한 이유 중의 하나라 믿으면서.... <나크>는 다행이도 그런 기대감을 충분히 만족시켜준다. 저예산이지만 왠만한 자금을 퍼부은 멍청한 블록버스터보다는 훨씬 낫다는 것을 아마 영화를 보게 되면 수긍을 하게 될 것이다. 적은 제작비로 최고의 영화를 선보일 수 있다는 건 그만큼 시나리오가 탄탄하다는 증거이다. <나크>는 범죄영화가 가져오는 박진감 넘치는 전투도 긴장감도 다소 느슨하지만 결국 결말 부분에 이르면 확실한 충격을 전해주면서 잊을 수 없는 기억을 선사해준다.... 그건 마치 쿠엔틴 타란티노 식의 <저수지의 개들> 이나 <트루로맨스>의 결말에서 보여줬던 폭력적인 결말일수 있으며 <L.A 컨피텐셜> 이나 <네고시에이터> 와 같은 의외의 인물이 범인임을 알려준 충격적인 반전의 결말일 수도 있다. 하지만 위의 언급한 것과 전혀 다른 <나크> 만의 결말에서 가져오는 미덕은 왠지 보는 이로 하여금 선택을 강요받게 되는 주인공의 모습이 마치 우리 인생의 과정에 놓여있는 한 부분을 보게 되는 거 같아 연민과 고뇌를 불러일으킨다... 과연 나라면 당신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진지한 물음을 던지는 열린 결말이라는 정말 의외의 반전의 반전이 꼬리를 물면서 나를 또한 이 영화를 보게 되는 당신을 혼란스럽게 만들 것이다. 이런 멋진 시나리오를 직접 쓴 조 카나한 감독은 본인이 쓴 이야기를 아주 적절히 스타일리쉬한 장면들을 구사하면서 이야기가 가지는 매력과 또한 연출이 가져오는 매력을 십분 활용하고 있는 감독이다 마치 한편의 범죄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과도한 핸드헬드로 시작하는 오프닝을 시작으로 회색빛 톤을 유지하면서
범죄와 마약의 도시 디트로이트의 차가움을 표현하고 있으며 여러 컷의 화면분할을 이룸으로서 수사하는 모습을 속도감 있게 그려내는 재치도 보여주고 있다. 조 카나한 감독의 <나크>를 보면 마치 <블러디 선데이> 로 일약찬사를 받았던 천재 영국감독 폴 그린그래스의 비슷한 모습을 보는 듯하다 폴그린그래스 감독은 현재 다큐블럭버스터라고 불리는 <본 슈프리머시>를 선보이면서 흥행감독으로서의 첫발을 내딛은 상태인데 사실 조 카나한 감독은 이에 앞서 톰 크루즈의 막강한 블록버스터 <미션임파서블3>의 감독으로 내정된 상태였지만 최근 들어 결국 창조적인 연출력의 견해차이라는 꼬리표를 단채 조 카나한 감독은 이 거대 프로젝트의 손을 놓은 상태이다... 개인적으로는 조 카나한 감독의 열린 결말 블록버스터를 기대했는데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 없나보다.
범죄영화 <나크>는 분명 대단한 수작이라 평가하고 싶다 연출/시나리오/촬영/음악/배우들의 연기 모두가 평균 이상을 해내고 있는 저예산 영화의 단연 역군 중의 역군이다 다소 과잉된 이미지와 그냥 묻혀 버린 이야기의 의문부호가 남지만 마이클 켈베스를 추억하며 떠나는 두 남자의 이상한 여행기 <나크> 그 여행이 비록 자신을 더 나아가지 못하게 한 채 과거를 옭아 묶는 덫이라고 해도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마약의 달콤함과 같은 유혹의 맛 당신도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분명 이 영화에 중독된 것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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