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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주 토요일에 메가박스에서 '타임머신'을 보고 왔습니다. 기대작이
라 그런지 사람들이 많이 와서 자리를 다 메우더군요. 그만큼 많이 시끄
러워서 보는데 짜증나 죽는 줄 알았습니다...자기네가 무슨 영화평론가
인냥 한 씬, 한 씬 마다 토를 달더군요....으~~
'타임머신'은 1895년에 쓰여진 'H.G 웰즈'의 소설 '타임머신'을 원작으
로 만든 영화입니다. 원작이 워낙에 걸작이라 영화화하지 않다가 1960년
에 '조지 팔' 감독이 처음으로 영화 '타임머신'을 만들었습니다. 이 영
화는 냉전시대에 영향을 받아 만들어져서 나름대로 사회적인 메세지를
담아 영화적 평가는 좋은 편이었지만 이 영화도 원작 소설에 비하면 떨
어지는 수준이라고 하더군요...그리고 42년만에 리메이크 된 '타임머신'
이 탄생했습니다.
이번 영화는 'L.A 컨피덴셜', '메멘토', '몬테 크리스토 백작'으로 한창
잘나가는 '가이 피어스'가 주연을 맡고, 우연치 않게도 원작 소설을 쓴
'H.G 웰즈'의 증손자인 '사이먼 웰즈'가 감독을 맡았습니다. 제작 때부
터 굉장히 화제가 됐었는데, 촬영을 끝마치기 15일 전에 감독이 도중 교
체 됐지요...'멕시칸'을 찍은 '고어 버빈스키'로....아무튼 이런 불화로
인해 완성 전부터 완성도에 대해 우려의 소리가 많았는데, 이런 우려가
현실로 이뤄진 것 같습니다.
이번 리메이크 작에서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역시 시각적인 부분입니다.
요즘 난무하는 헐리우드 영화 중에서도 단연 돋보인다고 할 수 있을텐데
요,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 여행을 할 때 현상을 새로운 상상력을 펼쳐서
만들었습니다. 기존의 타임머신을 다룬 영화는 시간 여행을 할 때 블랙
홀 같은 곳으로 빨려 들어간다거나 눈부신 빛이 나서 한순간에 이동을
하는 모습을 주로 보여줬는데요, 이 영화에서는 사람과 기계는 그대로
있고 주위의 환경이 바뀌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정말 환상적입니다. 150
년 후의 미래로 이동할 때 사회의 발전과정과 사람들의 옷이 유행에 맞
게 변하는 부분을 보면 제작진이 얼마나 세세하게 준비했는지 알 수가
있습니다. 또 80만년 후로 이동하는 장면은 정말 압권인데, 계절의 변화
부터해서 빙하기로, 그리고 지각변동을 아름답게 보여줍니다. 80만년 후
의 미래 모습, 특히 사람들이 사는 마을의 모습은 상상을 초월하더군요.
하여간 이 영화의 시각효과는 만점을 줘도 아깝지 않을 정도입니다.
또 하나의 장점은 긴장감인데요, 영화 후반부에 나오는 추격씬에서 공포
영화와 같은 긴장감을 선보입니다. 요즘 공포 영화에서도 쉽게 느낄 수
없는 긴장감이죠...하지만 이런 장점은 이 영화에서 있어선 안되는 장점
인데...
우선 이 영화에 가장 큰 단점은 스토리입니다. 타임머신을 개발해 일순
간에 그리고 꼭 그렇게 할 필요도 없고 그렇게 되면 오히려 이상한 할리
우드 영웅이 되버리는건 안타깝다 못해 가슴이 아픕니다. 영화의 일관성
을 해치는 지경까지 되서 문제가 아주 심각합니다. 처음 시간 여행을 하
는 부분과 나중에 나오는 미래에서의 싸움은 따로 띄어놓고 틀면 완전히
다른 영화로 생각될 정도입니다.
또 원작에 있던 인간의 만행으로 인해 두 종류의 인간으로 나뉘어지고
둘다 지금과 같은 인간미가 사라진 암울한 미래가 펼쳐질 것이라는 메세
지는 사라진 채 영화 속에선 마치 인간과 괴물의 싸움인 것처럼 보여집
니다. (인간의 모습을 한 인간은 인간이고, 흉측한 모습을 한 인간은 괴
물로 말이죠....그 괴물을 물리치기 위해 과거행도 포기하고 영웅행세를
하죠...) 원작의 핵심이자 백미인데 오로지 상상력만 건져내고 버려두다
니 매우 아쉬운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지금으로부터 110년 전에 그렇게
예측했다면 엄청난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정말 대단한 상상력이에요..)
원작의 메세지를 담을 수 없었다면 차라리 시간여행으로 과거를 바꿀 수
없다는 사실(애인을 구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현재로 돌아가면서
끝나는 편이 오히려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고전을 원작으로 한 영화의 두번째 버전인 '타임머신'....첫번째 영화보
다도 한창 떨어지는 대본으로 영화를 찍은 것을 보면 요즘 영화사에서
얼마나 흥행에 비중을 두는지 알 수 있어 씁쓸합니다. 그들이 자랑하는
그 현란한 특수효과와 세트장을 빛낼 수 있고 더 가치있게 보일 수 있는
대본이 절실하게 필요하다는 사실을 빨리 깨달았으면 좋겠습니다.
P.S 영화의 대사 중 몇몇 마음에 드는 대사가 눈에 띕니다. 특히 '제레
미 아이언스'가 '가이 피어스'에게 하는 말 중에
"우리는 모두가 타임머신을 가지고 있다. 과거는 추억이 안내를 하고 미
래는 꿈이 인도한다..."
라는 말은 아무 것도 아닌 듯 해도 가슴에 정확히 꽃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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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머신(2002, The Time Machine)
제작사 : DreamWorks SKG, Warner Bros. / 배급사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수입사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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