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박스오피스 1위까지 하며 영화의 전형적인 구성에도 불구하고 흥행한 이 영화. 포스터에서도 알수있듯이 명배우들이 나오고 그들이 보여준 연기때문이 아닌가싶다. 잭 니콜슨과 모건 프리먼.
말기암을 둔 두 사람은, 병원에서 같은 병동을 쓰기전까진 전혀 모르던 사람. 둘 다 죽음을 앞둔 날짜를 받고 '버킷 리스트'라는 리스트를 쓰고, 죽기전에 자기가 하고싶은일, 해야할 일을 하기에 나선다. 이것이 가능한건, 한쪽이 엄청난 부자였기 때문. 그 여행 와중에 웃음과 감동이 공존하는 영화다.
사실 이 영화는 이러한 명배우들과 '롭 라이너'라는 한때 잘 나갔던 감독이 모여 만들고, 박스오피스 1위까지 차지했지만, 평론가들과 심지어 관객들의 반응 또한 그렇게 좋진 않은편이다. 배우들의 연기와 내용을 보면 감동까지 적절하게 버무려졌을 것 같지만.
이 영화를 말하자면 이렇다. 우선 내용과 설정부터가 아주 전형적인게 사실이다. 모건 프리먼이 착한 노인을, 잭 니콜슨이 괴팍 노인을 맡은것부터가 어찌부터 딱 이미지대로다. 이걸 좀 뒤바꿨으면 좀 새롭지않았을까하지만, 물론 그들 이미지대로 맡았기때문에 무난하게 보기도 한셈.
그리고, 죽기전 해야할 일 리스트란게 사실 그렇게 새로운 설정은 아니다. 그 해야할일을 따르면서 못한걸 느끼고, 가족을 느끼고, 뭔가를 깨닫는다는 설정. 사실 처음부터 끝까지 보이는 내용이다.
이런 점이 영화를 좀 심심하게 하기도 한다. 중간에 세계여행을 하면서 보여주는 광경이 멋있긴 하지만, 오히려 그러한 풍광이 내용을 좀 산만하게 하기도.
90년대 초반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때','미저리(좀 의외;)','어퓨굿맨'등을 만들며, 히트작을 만든 '롭 라이너'감독이지만, 그 이후부턴 좀 무난무난한 영화를 만들어왔다. 그래서인지, 이 영화에서도 사실 고만고만한 무난한 느낌이 난다. 두 명배우가 아니었으면 심심했을지도 모르겠지만.
마침 나이도 많이 드셨고, 영화속의 상황과 별반 다를것 없는 연세까지 오신 두분이라서 그런지, 영화에는 연기가 아닌 그들 자신 잭 니콜슨과 모건 프리먼 자체가 보이는 것 같다. 그들은 이 영화를 찍으면서 어떤 생각을 하셨을까?
어릴적부터 봐온 명배우분들이시라, 이렇게 나도 나이먹고 그분들도 할아버지가 되어 할아버지 역할을 맡으니 왠지 살짝 눈물이 나기도 한다. 계속 영화속에선 보고싶은 배우들이다. 괴팍하고 온화한 이미지의 두 배우.
그래서인지, 내용때문에 중반까진 큰 감동을 못 느꼈어도, 결국 끝에는 눈물이 나버렸다. 영화에 감동한것일까, 아니면 명배우들의 현재와 겹쳐져서일까?
이 영화는, 그러한 영화였다. 바로 지금 그들의 모습이라고 부를수 있는 영화, '버킷 리스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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