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를 보면서 내내 몸과 맘이 고통스러웠다... 보고 난 후에도 영화의 잔상은 아주 오랫동안 나의 기억에 머물러 있다...
이 영화는 그런 영화이다...
복수는 나의 것...
그들은 모두 선한 인물들이다... 그리고... 또한, 그들은 참으로 불쌍한 사람들이다... 하지만... 그들은 서로가 서로를 죽일 수 밖에 없다... 류(신하균)는 그(송강호)의 딸을... 그는 류의 연인(배두나)을... 또, 마지막엔 결국 그는 류를 직접 심판하고 만다...
영화는 아주 비극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너무 가슴 아픈 이야기라 생각하면 눈물이 날 정도다... 하지만 영화를 보면서는 한번도 울지 않았다... 아니 울 시간을 주지 않았다... 감정의 흐름을 느낄 시간이 없었다... 단지... 보고 느끼고 끝이다... 생각할 맘의 여유를 주지 않는다... 긴장의 연속이다... 그 다음의 것은 영화가 끝난 후에 해야 할 일이다...
영화에서 보여지는 이 모든 비극적인 상황들은 개인의 책임이 아니다... 그들은 모두 선한 사람들이었으며... 불쌍한 사람들이다... 하지만... 이러한 자본주의 사회... 돈이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현 사회에서는 돈이 없는 것이 죄를 불러 일으키며 비극을 부른다... 또한, 한 평범한 사람을 아주 잔인한 살인범으로 만들기도 한다... 박찬욱 감독이 말하고자 한 바도 이게 아니었을까 싶다...
한 평범한 아버지가 유괴당한 딸의 죽음으로 인해 오히려 일개 범죄자보다도 더 비인간적이고 잔혹한 살인범으로 변해버린다... 공감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더구나 그는 유괴범들이 실수로 아이를 죽였다는 것도 알며... 딸에게 잘 대해줬다는 것도 안다...
마지막에 그는 직접 류를 심판하면서 말한다... "네가 착한 사람이라는 거 안다"... "내가 널 죽이는거 이해 할 수 있지?"...
하지만... 나를 비롯한 영화를 보는 관객들 중 얼마나 그의 맘을 이해할 수 있었을까?
영화는 이렇게 감정의 흐름을 철저하게 배제한다... 아주 잔혹한 영상을 통해... 머리로는 가슴 아픈 이야기이고 비극적인 이야기라고 말하고 있지만... 감성은 전혀 느낄 수가 없다...
하지만... 영화가 끝난 후 계속되는 영화의 잔상으로 인해 우리는 다시금 영화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점이 이 영화의 묘미가 아닐까 싶다...
송강호가 첨으로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읽고 출연을 망설였다는 말이 생각나며 영화를 보고 난 후에 개인적으로 송강호의 결정이 얼마나 대단한 결단이었는지를 이제야 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신하균의 연기는 더 말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완벽하며 배두나의 카리스마 또한 압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