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과 가장 가까운 곳에 서 있는 두 남녀가 점차 죽음을 싫어하고 삶을 사랑하게 되는 과정을 담은 이 영화는 단순히 두 청춘남녀의 교감과 사랑이라는 닳고닳은 주제를 넘어서서 삶에 대한 눈부신 애정을 눈물나게 드러내는 영화다. 사람과 사람이 부딪칠 수 밖에 없는 세상에서, 서로를 향한 관심어린 눈빛만 확인한다면 세상은 언제든 살만해질 수 있다. 이 수많은 사람 속에서 이 수많은 사람들을 일일이 사랑하고 아껴주기도 너무나 모자란 시간인데, 왜 서로를 해치고 미워하지 못해 안달인가. 유정이 윤수에게 전해준 수많은 사진들 중에 윤수가 유독 케이크 사진을 소중히 여겼던 이유는, 거기에 맛있는 케이크가 담겨 있었기 때문이 아니라 그를 향한 관심과 애정을 보여준 유정의 모습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조금만 눈길을 돌리면 내게 손내밀어 줄, 또는 내가 손내밀어 줄 타인들이 같은 공기를 함께 마시며 서 있는 지금 이 순간, 사람으로서 같은 사람들과 살고 있는 이 순간이, 우리에겐 가장 행복한 시간인 것이다. 정말 진심으로, 사람을 사랑하고 싶게 만드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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