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가 제시한 이러한 프로덕션 디자인상의 특징은 앞서 선배격 SF작품군이 제시하지 못하는 철저치 중립적이면서고 현실적인 메시지를 전달한다. SF영화들이 설정한 시간적 배경은 언젠가 우리가 현재로 맞이할 시간들이고, 그 미래가 현재가 되면, 그 미래의 모습은 극단적인 유토피아나 디스토피아는 아닐 것이다. 어릴때부터 21세기맞이 공상과학 글짓기/그리기 대회를 수없이 치뤄낸 우리는 늘 그러한 행사때마다 자기부상열차, 독특한 외형의 빌딩숲, 날아다니는 차 등등의 그림들을 그려댔고, 글짓기때는 21세기만 되면, 2000년대만 되면 손하나 까딱안하고도 편리하고 윤택한 삶을 살 수 있는 진정한 테크놀로지적 유토피아가 열릴것처럼 글을 써댔으나, 실은 2000년대가 되어도 우리가 예상했던 것만큼 생활이 송두리채 바뀌는 개벽은 등장하지 않았고, 영화들이 묘사했던 음침한 디스토피아와는 더더욱 거리가 멀다.
이러한 점에서 사고해볼때 영화 [아일랜드]가 제시한 2010년대의 프로덕션 디자인은 관객들이 거부감없이 받아들일 수 있고, 납득할 수 있을만큼의 현실성과 객관성을 보여주고 있다. 즉 실제로 2010년대가 되면 저러한 모습의 도시가 등장하겠구나 하는 생각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이다. 또한 영화가 보여주는 미래의 생활상은 테크놀로지의 발달이 인간생활의 윤택함을 현저히 끌어올려 줄것임을 확신하게 해준다. 즉, 현재 과학기술의 발달이 가져다줄 생활상의 편리를 최대한 인정하고, 그 이면에 발생가능한 부작용적인 면을 이슈화하여 관객들에게 던짐으로써 관객으로 하여금 미래와 과학기술에 대해 최대한 객관적인 위치에서 생각할 여지를 제공함은 본 영화가 가진 최대의 미덕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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