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파이어와의 인터뷰><인터미션><플루토에서 아침을>의 닐 조단
감독이 2007년 모습을 드러낸 이 영화는 조디 포스터의 인상적인
연기가 다시금 빛을 발한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미래를 알수
없다. 한 1분 후의 미래도 장담할수 없는 자신의 미래에 대한 안전
불감증은 모든 것을 바꾸어 놓는다는 느낌을 전해주는 라디오 쇼
'스트리트 워크' 의 진행자인 에리카(조디 포스터)의 등장과 뉴욕이
라는 미국을 대표하는 도시권의 중심인 배경, 그리고 에리카의 남자
친구이자 병원에서 일하는 데이빗(나빈 앤드류스)가 모습을 드러낸다.
둘은 곧 결혼을 앞두고 있고, 에리카는 청첩장을 고르는 행복한 미래를
꿈꾸고 있다. 데이빗은 그런 에리카에게 왠지 모를 결혼을 서두르려는
멘트를 꺼내는데 마치 영화의 전체를 수놓아 버릴 앞으로의 암운을
넌지시 제시하는 부분이라는 느낌이 든다. 데이빗의 애완견과 함께
산책을 나선 제시카와 데이빗은 낯선 방문자들의 습격을 받는다.
아무런 이유없이 낯선 습격자들의 폭행을 받고, 애완견을 뺏기고,
금품과 돈을 갈취당한 두 남녀는 사경을 헤매고 데이빗이 사망하는
사건으로 남고 만다. 사경을 헤매는 제시카의 위급한 영상과 함께
교차되는 데이빗과의 사랑을 나누는 장면은 이질적이면서 삶이란 결코
동떨어지지 않아있음을 느끼게 한다. 슬픔,고통,기쁨,희망,절망등의
모든 감정이 한 인간의 일생선상에서 무수히 벌어져가고 있음을 보여
주는 영상속에서 영화속에서 에리카에게 정신적인 위안을 주는 유일한
형사인 머서(테렌서 하워드) 형사가 모습을 드러낸다. 그는 삼년간
인신매매등의 질나쁜 범죄를 저지르는 범죄자를 쫓고 있는 상황으로
그의 아내가 증언하기로 한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그 아내가 머리에
방아쇠를 당기고 죽음을 맞이해 있다. 그런 범죄자의 의붓딸을 보고
그 애가 위험하다고 느끼는 상황, 그런 머서형사가 우연히 제시카의
병실을 들여다 보게 된다. 제시카는 3주간 의식불명후 깨어나지만
그녀의 데이빗은 이미 땅에 묻힌 상황, 그녀는 악몽에 시달린다.
혼란스런 그녀는 자신의 집에서 밖으로 나가게 되는 상황 자체를
두려워하는 듯한 심리상황을 보여준다. 누군가의 발걸음소리를
뒤에서 들어도 두렵고, 자신을 스쳐지나가는 사람에 놀라며 발길을
멈추게 되는 제시카는 자신을 보호해줄 강력한 보호막을 찾는다.
그 보호막은 '총' 으로 그녀의 손에 들어오게 된다. 법으로 보호
받을수 없는 위험한 공간으로 탈바꿈된 뉴욕에서 그녀가 생존하기
위해 택한 무기인 것이다. 그전까지 뉴욕을 사랑하던 그녀는 모든
것을 앗아간 한 순간의 상황에 과거로 돌아갈수 없음을 깨닫는다.
그리고 우발적으로 가해진 첫번째 살인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행해지고, 두려움이 전신에 번지던 그녀는 어느새 창백하게 굳어진채
손의 떨림조차 멎어버린 두번째 살인사건을 일으킨다. 그리고
화장실 거울에 비친 자신을 향해 인사말을 건네는 그녀, 그녀는
어느새 과거의 뉴욕홀릭의 밝고 당당한 라디오 진행자가 아닌
자신의 안전을 위해, 그리고 정의를 위해 총을 뽑는 살인자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런 그녀의 마음의 위안을 가하면서 유일하게
신뢰를 주는 머서형사와의 만남과 대화를 통해 과연 정의란 무엇인지
그리고 법을 통하지 않는 심판의 정당성은 가용되는지 혼란을 일으키
게 한다. 라디오 진행자로 복귀한 제시카는 일련의 살인사건에 대해
청취자의 의견을 듣는 전화방송을 하게 되고 찬반양론의 의견이 엇갈리
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그 혼란의 깊이를 더해간다. 머서형사가 제시카
의 행동에 정의가 있었음을 찬성하는 방향을 보여주는 결말의 흐름은
폭력에 노출된 사회에서 자신을 보호하는 분노의 정당성이 옳진 않지만
결국 자기자신은 자신이 지켜야 하는 모순적인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스릴러 영화로서도 조디포스터의 연기의 흐름을 지켜보는 것과 영화속에
서 시사하는 것만으로도 이 영화는 한번은 보고 생각해 볼만한 재료들을
넘치게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이 영화가 더 빛나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