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자극적이지만 끌리는 소재 '소매치기'를 다루고 있다. 영화의 기본부터 세세한 복선과 인물설정까지 모든 얘기의 바탕은 바로 '소매치기'가 근간을 이룬다. '소매치기'란, 실생활에서 우리가 당하면 아주 불쾌하고 두려운 범죄. 그것을 '무방비도시'란 영화 속에선, 더욱 극적으로 그렇지만 우리가 잘 모르는 '그것'에 대해, 아주 제대로 보여준다.
그리고, 이 영화의 가장 큰 핵심인 배우. 믿음직한 배우 '김명민'과 보는 재미가 더 큰 배우 '손예진'. 말마따나 이 영화에서 진지한 드라마적인 부분을 맡고있는 배우는 거의 '김명민'이고, 나올때마다 스타일리쉬한 의상으로 바꿔입으며 보여주는 부분을 맡고있는 배우는 바로 '손예진'이다. 그리고, 그 중심을 연기 잘하는 배우이신 '김해숙'이 맡아 배우진에서는 부족함없는 면모를 보여준다.
이 영화에서 가장 큰 외적인 재미는 바로 '손예진'의 팜므 파탈적인 연기인데, 마치 그녀의 연기는 그녀의 전작 '연애의 정석'에서 보여줬던 있는척 연기의 절정을 이룬듯하다. 그녀의 연기가 나쁘다는게 아니라, 있는척 없는척 온갖 요염과 매력을 발산해야하는 그녀의 역할에, 그러한 연기가 아주 제격이란 말이다. 이러한 연기가 영화를 은근슬쩍 보게만드는 매력이 있다.
이 영화의 단점이라면, 전체적으로 과잉된 연출과 느낌의 영화라는 점이다. 딱잘라 말하면, 실질적인 소재인 '소매치기'만 빼면 그 외의 모든 설정이 아주 '영화적인 설정'이라는 것이다.
실생활에서 공감하는 내용이라기보다, '영화적인 재미'를 느끼게하기 위한 아주 극적인 설정이 주를 이룬 연출이라는 점. 때문에 꼬투리를 잡으면 잡을수 있는 허점이 많지만, 그것이 다 극적인 영화적인 설정이라는 것을 알고있으니, 영화는 의외로 보는 재미가 있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좀 쌩뚱맞은 결말이라는 점. 요즘 이러한 결말이 유행인듯 한데, 잘 끌어온 영화를 좀 벙찌게 만드는 감이 있다. 시사회로 봤으니, 결말을 좀만 잘 바꿔도 10만은 더 들어오겠는걸 하는 생각까지.
올해 한국영화 첫 타자격으로 시작하는 '무방비도시'는 배우 '김명민'에 대한 믿음이나 '손예진'의 변신을 보러오게 하는 매력에 '소매치기'라는 소재까지 끌게 하는 힘이 있다. 너무 영화적인 설정과 내용이 다소 걸리긴하나, 그게 어차피 이 영화의 픽션적인 재미부분이다. 그러기에, 작품성적인 아닌 재미적인 한국영화를 찾는다면, 이 영화는 배우들을 보는 재미와 함께 그 부분에서는 충실한 역할을 할것이라고 본다.
* 아, 그리고 이 영화 보고나오면 딱 하나 드는 교훈적인 부분, '내 지갑 조심하자'! 아무리 픽션적인 영화래도 그 사실만큼은 무서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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