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질하고 소심하고 그리고 평범한 외모 어딘지 모르게 어설퍼 보이고 불쌍해보이던
구창이 어느날 우연히 지갑주워 삼천원으로 몰래 밥먹다가 지갑주인인 아리따운 여인이랑
사랑에 빠져서 이 영화를 이끌어 나가게 된다.
여자가 남자 보다 우의에 있으면서 남자를 확 쥐고 데이트 하고 애정전선을 이어가는건
마치 엽기적인 그녀 같기도 하고
이중인격 아니 다중인격이라는 소재로 은근슬쩍 무섭고 공포스러운 분위기로 이끌기도 하고
게다가 간간히 큰 웃음도 준다.
엽기적인 그녀 보다는 좀 못해도 나름대로 참신하고 재미있있던 영화이다.
남자들이 지켜주고 싶은 보호본능을 팍팍 자극하는 약간의 백치미와 어리숙한 모습에서
줄담배 피고 상스러운 말도 서슴치 않는 깡다구 있는 이미지까지
여러 모습을 소화해준 정려원의 귀여움이 돋보이는 영화이다.
영화를 보면서 느낀건데 그렇게 바다가 아름답고 분위기 있는 곳인줄은 몰랐다.
여자친구에게 은근히 당하면서도 그녀를 지켜주고 싶어하는 용기와 따듯한 배려를 표시한
구창에게도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리고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흥행에 대한 부담 때문인지
아니면 모든 영화가 그렇듯이 영화는 웃기기도 해야 하고 울리기도 해야 한다는
대부분의 코드 때문인지 코믹하고 뻔하긴 했어도 은근히 재치있는 전반부와는 달리
급작스러운 빠른 전개와 신파스러운 부분이 등장하면서 영화 내에 힘이 빠지고
재미가 다소 줄어드는건 상당한 아쉬움으로 남는다.
정려원씨의 앞으로 영화계에서 큰 활약을 기대해 본다.
그냥 저냥 시간 떼우기 삼아 볼만한 영화인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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