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을 건너는 사람들..
제목만을 보고 너무 보고싶다는 느낌에, "우리학교"와 같이 운파상을 탔다는 이유에 끌려버린 영화!
하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참느라고 너무 힘들었던 영화이다.
도대체 무엇을 전달하고자 하는 것인지, 강을 건너는 사람들이라는 의미는 무엇인지, 흔들리고 끊기고 쓸데없는 화면들은 왜 이리 많은지 말이다.
장사익씨의 한맺힌 목소리와 김지하씨의 글씨가 무색할 정도로 이 영화는 내내 나에게 인내를 강요했다.
"첫눈이 내린다." 문자를 보고 뛰쳐나가고 싶은 감정이 몰려왔지만,
나가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지라 영화관계자 같은 분이 문앞에 앉아있어서 나가기는 미안하고..
뒤로 갈수록 "무언가 의미가 있지 않을까?"라는, 아니 정확하게 "재미가 좀 있지 않을까?"라는 바람이 꾹 참게 했다.
하지만 끝까지 이 다큐멘터리는 나를 답답하게 만들었고, 냉정하게 설문지에 주변사람에게 "추천하지 않겠다."는 문항에 동그라미를 치게 만들었다.
의미는 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강제 동원되어서 일본군수공장에서 일하며 파업을 하고 고문을 당한 김경석 할아버지의 처절한 투쟁!
야스쿠니신사에 합사되어 있는 우리나라의 희생자들의 유골을 가져오기 위한 싸움 끝에 돌아가신다.
제일동포 2세로 어린 시절부터 "이지메"를 당해오다 10살 때는 스스로 목숨을 끊기 위해 철길 위에 누웠던 고려박물관 관장 송부자어머니!
일본인이지만 자신의 나라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코리안과 함께 코리아의 통일을 깊이 고민하는 고등학생 다카키 쿠미코!
2차 세계대전 당시 아시아해방을 위한 성전이라는 천황과 일본정부의 거짓에 목숨까지 바치려했던 세키타 히로오 목사님!
이 네 명의 이야기는 때론 절실하게, 가슴 뭉클하게 전달된다.
카와사키의 제철소로 강제동원되던 김경석 할아버지가 건너던 다마강, 남북의 통일열차가 다시 지나가는 임진강을 통해 아픔의 역사인 과거에서 미래의 희망인 강을 건너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김경석 할아버지께는 절망으로 가는 길이었던 카와사키 철길, 송부자어머님에겐 자신이 한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자살을 시도했던 그 철길, 한국의 고등학생과 일본의 고등학생 그리고 조선족 재일고등학생을 만나게 하는 그 철길, 이제는 남과 북의 통일로 이어지는 임진강의 철길, 그렇게 철길로 갈을 건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바로 이 다큐멘터리이다.
내가 전문가가 아니어서 그런지 모르지만 이 다큐는 길이(많이 편집했다는데 2시간 25분이다.), 쓸데없는 배경을 너무 많이 보여주는 화면, 흔들리고 나레이션이 너무 없고 배경음악도 거의 없어 지루한 구성때문에 힘들다. 재일동포인 김덕철 감독의 7년여 촬영기간만큼 길고 지루하다는 느낌이 들어 죄송했지만 또한 너무 답답하고 안쓰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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