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본 직후에는 실망했다.
같이 보러 갔던 친구가 좀 직설적인 코미디를 좋아했던지라
부담이 될 정도로 불편했다.
영화는 재미없었다.
강동원은 현실과 영화사이에 반반 걸쳐져있었는데
강동원은 카메라를 3도정도 비껴보며 애써 영화속으로 들어가려 애썼다.
전작을 잊고 애써 온,
이건 이명세 감독에 대한 나의 하나의 예의이고 기대였다.
재미없었다.
역시 모든 씬에 애정을 가져 모란꽃 백만송이다발이랄까,
부담스러운 느낌도 있었다.
보는 내내 지루하지는 않았다.
나와서 실망을 안고 돌아와
몇 주가 지난 지금
지금도 나는 M을 꿈꾼다.
내 회색 뇌세포의 어느 닫힌 방을 M이 열어놓았다.
M은 화두로 내게 다가온다.
여기 땀흘릴 정도로 여름같이 더운 이상한 겨울날 길가다 잘생긴 청년이 다가와
'미미를 아시냐'고 묻고는 씨익 웃고 총총히 걸어간다.
나는 한참을 허허 어이없어하다
걸으며 그러나 계속 생각한다.
내가 아는 미미들을, 내가 잊어버린 미미들을.
한번 웃고나오는 것보다 백 배 낫다.
M은 수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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