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달을 보고 있다 : 후카사쿠 켄타 감독을 새로이 보게 된 영화
일전에 후카사쿠 켄타 감독의 영화는 몇 차례보고 좋아했던 적이 있지만, 후카사쿠 켄타 감독의 작품은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 그의 아버지의 존재감 때문이었는지 모르지만, 그리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았다. 그러다 그의 영화들을 가끔 보면서 다시금 그의 영화에 호기심이 생기던 참에 때 마침 부천영화제 상영작이었던 <같은 달을 보고 있다>의 개봉 소식을 접하고 보게 된 영화.
이 영화는 우치다 세이키의 동명만화 <같은 달을 보고 있다>를 영화화한 작품.
STORY
에미와 테츠야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이다. 심장병을 앓고 있던 에미를 직접 고쳐주기 위해 의사가 되고 싶었던 테츠야는 소원대로 의사가 되었고, 에미와의 결혼을 앞두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소꼽친구인 돈의 탈옥 소식이 전해진다. 테츠야는 돈의 존재로 인해 불안해 한다.
테츠야와 돈은 어릴 적 절친한 친구사이였다. 돈에게는 염력이라는 초능력도 혼자 알고 있건 테츠야. 그러던 어느 날 에미가 이들 사이에 끼어들어 세 사람은 오랜 기간 함께 친구로 지냈다. 적어도 그 때 그 일이 있기 전까지는.
돈의 탈옥 소식을 들은 에미는 그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말하고, 그런 그녀를 보는 테츠야는 점점 더 돈을 미워하게 된다. 돈이 그들 앞에 나타나려하던 그 날 그들의 관계는 점점 알 수 없는 방향으로 치닫게 된다.
이들 세 사람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같은 달을 보고 있다의 볼거리
- 쿠보츠카 요스케 스크린 주연 복귀작이자, 진관희의 일본영화 데뷔작
이 영화는 당시 여러모로 이슈가 되었던 작품으로 기억한다. 국내에서 영화 <GO>로 잘 알려진 쿠보츠카 요스케가 한동안 연예계 활동을 잠정 중지했다가 오랜만에 스크린에 돌아와 주연을 맡은 영화였던 사실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그리고, 이 영화의 또 한 명의 주인공이라할 수 있는 진관희는 <무간도 2>로 국내에 잘 알려진 배우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일본영화에 처음 출연한 영화라는 점 역시 눈여겨 볼 점이다.
이 두 사람이 펼치는 연기하는 테츠야와 돈은 저마다 개성이 강하고 특색 있게 그려져 좋았던 기억이 남는다. 영화에서 가장 인상깊은 모습을 보인 건 바로 진관희가 연기한 캐릭터인 돈으로. 본래 쿠보츠카 요스케가 제의 받은 역은 돈이었으나 그가 고사하고 대신 맡은 역할은 테츠야였다고 한다. 그로인해 원작에서 주인공이 돈이었는데, 이를 테츠야에 비중을 두는 방식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영화 속에서 쿠보츠카 요스케와 진관희 두 사람이 펼치는 연기 대결 역시 그 자체로 매력적이다.
- 후카사쿠 켄타 감독의 이중적인 면모를 볼 수 있는 영화
후카사쿠 켄타 감독은 <배틀로얄 2>와 <스케반 형사 코드네임=아사미야 사키>등의 작품이 국내에 소개된 바 있다. 그의 작품이 비록 얼마 되지 않지만 기본적인 영화적 성향은 액션 영화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
이 영화는 기본적으로 이제껏 그가 선 보인 영화적 성향과는 정반대의 영화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가 감독이기에 특유 액션 영화적인 성향 역시 강하게 보여진다. 그런 점에서 이중적인 면모를 보이는 영화라는 점에서 눈여겨 볼만하다.
- 이미지가 더욱 빛나는 영화
기존에 내가 본 후카사쿠 켄타 감독의 영화는 액션 영화적인 면모가 너무 강했다. 하지만, 적어도 이 영화를 보고선 그의 영화에 대한 생각을 새로이 하게 되었다. 영화 속에 표현된 이미지과 일련의 모습들을 보면 그의 영화적 재능은 액션 영화보다 오히려 예술 영화쪽에 더 어울리는 게 아닌가 할 정도 좋게 다가왔다.
아마도 그림을 좋아하는 이라면 이 영화가 더 좋게 보여질 것으로 생각된다.
같은 달을 보고 있다의 아쉬움
- 아직은 미숙한 후카사쿠 켄타 감독
그의 아버지가 지니고 있는 그늘이 너무 커서인지 모르지만, 아직 내 눈에는 그의 영화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 영화 역시 어느 순간에는 그 방향을 잃고 우왕좌왕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살짝 들기도 했다. 그러나 영화의 두 배우들이 지닌 연기와 영화에서 표현되어진 이미지 등을 보면서 한편으로 가능성을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 쿠로키 메이사의 부실한 존재감
쿠로키 메이사는 일본 내에서는 모델로 시작해 배우로 점점 그 폭을 넓혀오고 있는 유망주로서 그녀의 출연작 대부분이 국내에 소개된 바 있다. 특히 이 영화는 그녀의 스크린 데뷔작으로 오히려 이제까지 알려진 그녀의 출연작 중 가장 오래된 작품이다. 아마도 그런 점이 그녀에 대해 오히려 더 이질적으로 느껴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아쉬움이 남는다.
* 참조
쿠로키 메이사 출연영화 국내 소개작
같은 달을 보고 있다(2005)
까뮈따윈몰라(2006)
착신아리 파이널(2006)
다만 너를 사랑하고 있어(2006)
벡실(2007)
크로우즈 ZERO(2007)
같은 달을 보고 있다를 보고
-사람들은 모두 같은 달을 보고 산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삶의 방식을 지니며 산다. 빈부격차가 있고, 직업에서의 귀천이 있을지언정 그들이 사는 공간은 지구란 별이고, 그들은 같은 해와 달을 보고 사는 건 변함이 없고 같이 느끼고 생각하고 성장해 간다. 살아가는 동안에 있어서는 그들이 처한 절대적인 환경은 변함이 없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구분 지으려 하는가에 물음을 다시금 던질 뿐. 결국 사람들이 사람이 정한 테두리 내에서 서로에 대해 우월해 지려고 가른 것 뿐이다. 만일 그 이전으로 돌아간다면 과연 무엇이 있겠는가.
영화의 제목처럼 우린 모두 같은 달을 보고 살아갈 뿐이다. 아마도 이 점이 제일 기억에 남는 대사로 기억한다.
-후카사쿠 켄타 감독을 새로이 보게 된 영화
국내에 소개된 그의 영화 2편을 봐오면서 아직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곤 했다. 그러다 이 영화를 보게 되면서 조금은 다른 생각을 하게 했다.
아직도 그의 영화에는 분명 모자람이 엿보인다. 다만, 적어도 이 영화를 보고 난 뒤에는 그가 지닌 재능은 꽤 볼만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한다. 물론 이제껏 본 그의 영화 중에서 이 영화가 제일 인상이 깊이 남았기에 그런 지도 모른다.
적어도 영화 속에 보여진 비주얼이나 이미지 등을 본다면 특히나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다음을 기대해본다.
특히 오시이 마모루 감독과 공동 작업 중인 영화 <엘의 난>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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