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공포로서 너무 좋았다. 장면 하나하나에 왠지모를 공포감과 긴장감을 들게 했고, 이미 오만석과 류덕환이 살인자라는 걸 아는 관객들은 그 둘의 행동 하나하나에 눈을 뗄 수 없었고 긴장을 하였다. 그리고 그런 관객들에게 더 자신들에게 집중하라는 듯 너무나 완벽한 연기를 보여준 두 사람.
그저 유명해서 캐스팅이 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보여주었다.
그 둘은 완벽한 연기력을 가지고 있었고, 그 완벽한 연기력에 어느 살인자 하나 죽는 법이 없었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스토리의 흐름을 잡아준 이선균.
그나마 정상인이 하나 있어 좀 편안했다고 할까. 사실 이선균도 연기파 배우이지만 그의 옆에 떡하니 있는 두명의 살인자에게 묻힌건 어쩌면 당연한 걸지도 모르겠다.
싸이코패스적인 모습을 소름끼치게 잘 표현한 류덕환. 인간적이면서도 갑자기 살인마로 돌변하는 오만석. 이들의 연기는 이 영화에 부족함을 없게하는 최고의 요소이다.
영화가 흘러가며 이 둘의 인연이 점점 나타나게 되는데 난 처음엔 그럴 필요가 있나라고 생각했지만, 슬프고도 놀라운 그들의 운명은 더 영화적이고 더 연관성을 갖게 해 주었다.
어릴 적 혼자가 되고 무서울 때마다 바지에 오줌을 싸던 어린 아이는 이제 사람을 죽이며 바지에 오줌을 싸곤한다. 그래서인지 류덕환의 장면엔 나체의 모습이 많다.
굳이 필요하지 않음에도 나체의 모습을 넣은건 분명 또 무슨 이유가 있겠지.
그리고 희생자는 항상 하반신탈의가 되 있다는 점에서 류덕환의 특유의 버릇이 보이는 것이 참 좋다.
그리고 다른 살인에 관한 영화엔 시체가 그냥 발견되는 데에 비해 이 영화는 참 새로우면서 충격적이었다. 시체들을 볼 때마다 뜨끔뜨끔 하게 만드는 모습이었다.
아무튼, 난 이 영화의 내용이 참 마음에 드는 부분이 많았다.
그냥 내게 공포를 더해 묘한 느낌을 주는 장면들, 맨 처음 집에서 쫓겨난 오만석이 소화기 가루를 얼굴에 뒤집어 썼을 때, 그 하얀 얼굴에서 나오는 살인마의 눈빛. 그 눈빛이 날 소름끼치게 했다.
그리고 이선균이 류덕환이 범인임을 알고 홀로 류덕환 집을 찾아 들어갈까 말까 고민할때.
이선균은 차 속에 있는데, 차 밖의 배경에서 유독 신호등 파란불이 반짝반짝이고 있는 것이다.
저렇게 눈에 띄는데 아무 뜻 없이 그랬을리 없고, 그때부터 내 눈은 그 신호등만을 향했다.
그리고 이선균이 고민하다 결국 차에서 내려 류덕환을 잡으러 갈 때 떡하니 빨간불로 바뀌는 신호등.
그런 신호등 하나에도 의미를 넣다니, 난 그런 것이 좋다.
어쩌면 다른 사람들은 눈치 채지 못할 그런 숨은 의미들이 좋다.
아무튼, 그 후 오만석이 류덕환의 집에 뛰어오는데 또 빨간불이 불을 환하게 비춰져 있는 것
또 오만석이 이선균을 구하기 위해 류덕환을 따라갈 때 비춰져 있는 빨간 불.
그 슬픈 운명을 막으려는 듯 눈부시게 비추는 그 빨간불이 너무 좋았다.
이 영화를 본 후 기억에 남는 것은 그 빨간 불 밖에 없었다.
아무튼, 참 숨은 의미가 많은 영화였다. 쓰다보니 너무 길게 썼다. 중요한건 난 좋은 영화들의 리뷰는 엄청 길게 쓰는 경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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