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원스'가 잘 만든 영화이긴 했다. 사실 그만큼의 영화를 기대하고간건 아니지만, 요즘 영화계에 부는 은근 '음악영화'에 대한 기대가 있었던건 사실이었다. 그렇게 유명한 배우들이 나오는것도 아님에도, 이렇게 첫주에 보러갈만큼 한 힘은 바로 그거였다.
'좋은 음악과 어울리는 감동적인 스토리'.
그러나, 아쉽게도 영화 '어거스트 러쉬'는 거기에 미치지 못했다. 사실, 이 영화는 진정한 '음악영화'가 아니었다. 대놓고 얘기한다면 '가족영화'수준이었다. 솔직히 실망한건 거기에 대한것만이 아니었다. 영화의 짜임새만 괜찮았다면, 괜찮은 가족영화를 본 것도 나쁘지 않았을거다.
중요한건, 영화의 설렁설렁 넘어가는 스토리적 구성이 자꾸만 걸리는거다. 록가수 아빠와 첼리스트 엄마의 음악적 재능만을 타고난 '어거스트 러쉬'의 천재적 능력은 봐줄만했다. 그걸 기대하고 간거니까. 그러나, 영화는 언제부턴가 영화의 모든 구성이 적당한 때움으로 이어진다.
'에반 테일러'라는 이름을 가진 주인공이, 지나가는 차간판을 보고 고대로 따와서 '어거스트 러쉬'라는 이름으로 붙여질때부터 이 구성은 시작된 것 같다. 왜 제목이 '어거스트 러쉬'일까 궁금했던것도 단순히 이런 우연으로 얻어진 거였고, 그 이후부터 아이는 적당한 곳에 놓여져 그를 만나는 사람마다 그의 능력을 알아보며 줄리어드 음대까지 가고, 몇일만에 큰 공연의 지휘자까지 되는 진행에 이른다.
그 절정은 마지막 장면이었다. 음악적 가족의 능력으로 주인공의 '음악'만 듣고 하나둘씩 모이게되어 결국 헤어졌던 가족이 상봉한다는 '이산가족상봉'의 내용이 이 영화의 진정한 주제였던 것이다. 그리고, "저게 끝은 아니겠지, 저게 끝은 아니겠지..."하는 순간 영화는 정말 갑자기 끝이 나버리고 영화관의 불은 확 켜졌다. 이런!
영화에 대한 감동도, 음악에 대한 감동도 느끼기전에 영화 '어거스트 러쉬'는 허둥지둥 '가족상봉영화'로 끝을 내버린것이다. 이런, 애초 포인트를 잘못 잡고간 관객의 실수였나?
주인공 '프레디 하이모어'의 실감나는 직접적인 연주와 조나단 리즈 마이어스 등의 연기는 아쉽게도 하나로 근사하게 모아주지못했고, '음악'을 소재로 한 이 '이산가족상봉'영화에 대한 허탈감은 그만큼 커버렸다.
이 영화의 리얼리티를 따지게 된다면, '어거스트 러쉬'는 코미디에 가까울것이니 그것을 기대않고본다면 '원스'만큼의 음악적인 감동만은 얻을것이라는 글을 본적이 있다. 혹자는 이 영화를 보고 '어거지 러쉬'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아쉽게도, 개인적으로는 그만큼의 음악적인 감동도 못 얻은것 같다. 이 영화는 아쉽게도 천재꼬마음악가의 '눈물나는 음악적성공기'가 아닌, 모든게 '우연'으로 이어지는 천재꼬마음악가의 판타지적인 '눈물겨운 부모상봉기'였을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