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의 파워는 이렇게 강하다.
지면광고에 왠만하면 낚이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본인인데,
기사형식의 글을 보고는 (내용은 대략 흥행돌풍예고 원스의 인기를 이어간다, 각종 검색순위 1위)
지난번 인디영화 "원스"를 볼지 스릴러"인베이젼"을 볼지 고민하다가
후자를 택하여 땅을 치고 후회한 경험이 있는터라
시사회장 꽤 멀리 떨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게 되었다.
솔직히 내용이야, 온갖 감동적인 스토리에 노출되어있는 우리나라 관객(나를 포함한)인데
스토리에 감동을 찾으려고 이 영화를 보는 관객이 얼마나 있을까만은
적어도 음악은 최고의 수준이라고 하니 그것에 기대치를 갖고 보러갔었다.
스토리는 하룻밤에 운명적인 사랑을 나누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아
그흔한 전번교환도 없이 헤어지게 되고 여자는 그 하룻밤으로 아이를 임신하지만
상황이 꼬여버려 아이가 죽은줄로만 알고 아이는 아이대로 입양기관에 보내져버려
10년을 넘도록 서로를 그리워하는데 이세명이 각종 방해에도 불구 상봉을 하게될까 말까이다.
단 이영화의 최대 포인트는 저위에 기타를 든 소년이
음악을 좋아하는 클럽에서 꽤 잘나가는 그룹보컬아버지와 줄리어드 음대 출신의 정통파 클래식 첼리스트였기에 음악유전자를 훌륭히 이어받았는지 음악에 있어서는 천재인 어거스트(가명)인
아이에 있어야 하겠다.
로빈윌리암스도 나와주시고 조나단도 나와주시고 익숙한 얼굴들이 나와주시는 와중에도
자꾸만 감동의 방해 요소로 작용되는 아이의 기타연주와 어설퍼보이기만 하는 지휘자세...
적어도 천재적인 음악가를 묘사하려면 "샤인"정도급의 리얼리티를 보여줬으면 했던
욕심이 과했던 것인지, 기타를연주하는 클로즈업한 아이손은 자꾸만 어른손으로 보이고
(실제로 대역을 안쓰고 아이손 그대로라면 제보해주시기 바람)
지휘하는 아이의 제스처는 음악에 무지랭이인 내가 보기에도 경직되어 보인다.
어거스트는 천재가 아니고 천재인척 하는 아이처럼 보인다.
감상을 저해하는 요소중 하나였던 둘의 사랑..
현대판 로미오와 줄리엣같은 그 둘은 첫눈에 반하게 되고 사랑까지 나누지만
10년이 넘도록 그리워만하고 서로 찾는 노력은 별로 하지 않는다.
사실 그리워하는 것도 남자쪽만 그리워하는 것같고 여자는 아이만 그리워하고
이거 원 아이의 협연으로 만나게 되지만,
여자는 눈하나 꿈쩍안한다. (마치 난 당신이 올줄 알았어라고는 하지만 말이다)
이미 우리는 각종 매체로 인해
지하철에서 누구와 스쳐도 웹사이트를 만들어 그림으로 인상착의를 그려
연분을 찾는 이시대에 (심지어 남자가 얼굴생김새를 자세히 그려낼만큼의 그림실력도 아니였다)
게다가 그 둘은 전번교환만 안했을 뿐 사진까지 찍은 마당에 (심지어 일반인도 아니고 유명하지 않은가)10년을 내리 못찾다가
인터넷검색으로 단번에 집주소까지 알아내는 스토리구도는
아무리 영화적 장치의 한계라고 이해하려고 하지만
감동은 자꾸만 어긋나기만 한다.
영화는 머리로 보는게 아님을 본인도 알고
영화를 좋아하는 모든이들도 알고있다.
그러나 감동은 이러한 잡생각을 떨쳐버리게하는 흡인력이 동반되어야 따라올텐데
첼로가 묘하게 어울렸던 음악에서도
연기에서도
스토리에서도
지면광고며, 기사며 떠들어대는 그 감동을
본인은 도저히 못찾겠다.
어거스트러쉬가 아닌 어거지러쉬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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