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진 감독의 첫 장편영화 데뷔작인 이 영화의 소재는 남과 북으로
갈라진 우리나라의 아픔인 철책을 중심으로한 군사분계선이 되버린
민족의 아픔을 상징하는 사실을 소재로 만들어진 코믹위주의 남북
분단의 드라마를 그리고 있는 영화이다. 대략적 영화속 내용을 들여
다 보면 1950년 6월 25일 대한민국의 가장 참담한 한국전쟁이 발발하는
시점, 그 시기에 강원도 깊숙한 자리에 위치한 청솔리 마을 사람들은
전쟁이 일어나는 것에 대한 상황적인 이해가 전혀 되지 않는 하에 무턱
대고 철책 세우는 것을 도와주다 청솔리 마을을 중심으로 남과 북이 갈리
는 상황이 발생한다. 그리하여 남쪽의 아랫마을과 북쪽의 윗마을로 갈리게
된 청솔리의 역사가 등장한다. 이것은 남북분단의 현실적 상황을 중심으로
전개될 영화의 중심적인 상징이 된다. 문제는 이 청솔리에 부임하게 되는
선생님으로 부터 발생된다. 아랫마을과 윗마을로 갈라진 청솔리의 마을이장
은 역사를 간직한채 합심하여 땅굴을 파고 남, 북의 청솔리 마을 주민이
만날수 있는 '만남의 광장' 을 땅굴로서 만들어 놓았던 것이다. 그렇게
비밀스럽게 교류하던 두 마을 이었기에 외지인이 들어오면 민감해질수
밖에 없었다. 문제는 남쪽에 있는 청솔리 아랫마을에 선생님이 지뢰를
밟거나 다양한 사고로 도망가거나 죽는등의 헤프닝으로 새로운 선생님을
필요로하게 된 것이다. 여기서 처음부터 자랑스럽게 모습을 드러내는
섬 출신으로 집에 있는 돈을 성공하는 선생님이 되기위해 서울로 상경하
는 공영탄(임창정)이라는 캐릭터에서 파생된다. 서울로 상경하자 마자
소매치기를 당하고 경찰서에서 '삼청교육대' 로 향하는 무리들 틈새로
끼어 '교육대' 에 입학할 꿈을 꾸는 세상 물정은 조금도 모르고 어딘가
둔해 보이는 그의 파란만장한 인생사는 그를 청솔리로 인도한다. '삼청
교육대' 에서 스파르타식 정신교육을 받으며 이송중 불의의 사고(!?)로
떨어져 청솔리로 들어가게 된다. 마침 선생님이 부임오게 될 상황이었던
청솔리 아랫마을은 외지인으로 들어오게 되는 그를 선생님으로 생각하게
된다. 남쪽마을 이장(임현식)의 처제인 선미(박진희)는 북쪽마을 사람으로
목욕하던중 청솔리로 들어온 영탄의 눈에 선녀같은 이미지로 사랑의 화
살표를 받게 된다. 그러나 돌덩이 한방에 정신을 잃고 아이들에게 발견
되어 이장에게 불려간 영탄은 선생으로 오해받게 되고, 선생으로서
생활하게 된다. 한편, 진짜 선생으로 부임받은 장근(류승범)은 길을
잘못들어 지뢰를 밟아 옴싹달싹 못하는 신세가 된다. 영화는 여기서
부터 다양한 헤프닝을 발생시키면서 영화 자체를 코미디적인 상황으로
몰고 나온다. 이장과 선미의 우연한 사고를 오해하는 영탄과 행동대장인
종석(이한위)등을 비롯한 마을사람들과 다양한 에피소드를 만들어 가면서
영화는 시종일관 코미디적인 영화적 분위기를 강조한다. 순박한 마을과
남북분단의 상황을 조금은 감동적으로 그릴줄 알았던 영화의 분위기는
소재와는 동 떨어진 엉뚱한 시추레이션을 유발하면서 발생하는 코미디를
강조한다. 그리고 엉뚱하게도 그러한 긴장감을 선미라는 캐릭터를 매개체
로 폭발시키려하는 시도로 남한과 북한의 긴장상태로 몰아가는 결말전개는
영화의 전개와는 맞지 않는 굉장히 낯선 느낌을 강하게 만든다. 코미디
분위기에서 확~ 전환되면서 감동적인 드라마분위기를 연출하려는 마지막
10분은 이 영화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조차 제대로 이해할수 없는 미궁에
빠트리는 그물이 되어 관객을 허우적 거리게 만든다. 좋은 소재였으면서도
잘 살리지 못하고 코미디적인 상황만을 유발시키면서 웃음을 유발시키려
하는 영화의 전개가 상당히 아쉽게 느껴졌던 영화로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된 영화이기도 했다. 10분정도의 씬도 안되는 분량에 모습을
드러내는 류승범분의 연기만으로도 코미디적인 분위기는 해결할수 있었다
는 여운이 남는 건 왜일까? 전체 러닝타임중 대부분을 할애했던 코미디적
상황보다 류승범이 처한 상황에서 발휘하는 대사와 행동이 더 웃음짓게
만들었다는 것은 영화의 방향을 잘못 잡았었던 것이 아니었나 하는 아쉬움
을 느끼게 만든다. 물론 너무 사실적인 것도 비현실적인 느낌을 가져다
주지만 조금은 사실적인 드라마적인 요소가 중심이 되었다면 좋은 영화로
모습을 탈바꿈하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 잘못된 화살표로 항해해서
결국엔 타이타닉호가 빙산에 침몰한 것과 같은 느낌을 강하게 남겼던
아쉬운 멜로와 코미디, 그리고 드라마적인 요소를 조금은 버무리려고
했던 영화였다는 생각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