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괴담.. 이것은 아마도 학교라면 하나쯤은 가지고 있을만한 이야기다. 실제로 어린아이서부터 고등학교까지 학교의 전설쯤은 한가지쯤 알고 있을텐데... 영화 "하나코"가 바로 그것을 소재로 만든 일본의 공포영화다. 화장실 거울에 비치는 귀신의 모습.. 이름은 하나코.. 그녀를 본 사람은 죽는다. 아주 간단한 설정만으로 감독은 이 영화를 이끌어 나간다. 중학교에 입학한 사토미는 새로운 생활에 들떠있지만, 사토미의 부모님과 선생님들은 얼굴 표정이 어둡기만 하다. 그 이유는 바로 사토미의 언니인 카오리가 11년전 이 학교를 다니다 실종되었기 때문이다.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 카오리.. 사토미는 그 일이 학교에 떠도는 귀신이야기의 주인공 하나코의 존재와 관련되어 있음을 느낀다. 학교는 으시시한 분위기로 무언가 그곳에 숨어 있음을 알려준다. 입학한 첫날부터 사토미는 학교의 구석진 곳에 있는 사당으로부터 자신을 부르는 소리를 듣게 되고, 급기야 화장실 거울에 비친 귀신의 모습을 보고 기절하게 된다. 2층 여자 화장실에 나타난다는 귀신의 이름은 하나코... 하나코를 불러내면서 사건은 일어나게 되는데... 화장실이라는 폐쇄된 공간에서 느끼는 두려움... 이것을 감독은 이용하려고 했던 것 같다. 어릴적 누구나 한번쯤은 체험했을만한 화장실에 대한 두려움을 공포영화화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 공포영화는 솔직히 링1 이후로 처음 보는 것인데, 소재가 단순해서인지는 몰라도 그리 공포스럽지 않다. 후반부에 정신없이 흔들리는 화면속에서, 갑자기 등장하는 흐릿한 귀신의 존재속에서(영화 중반에 보면 담임선생님의 등에 업혀 있는 아이의 모습이 나온다.), 어두운 화면을 타고 흐르는 음악속에서 공포스러움을 느낄 수 있다. 누구나 한번쯤은 체험을 해 보았지만 소재가 단순해서 그런지 극의 흐름은 점점 이상한 쪽으로 흘러들어간다. (공포영화 매니아라면 이 영화를 보고 유치하다고 생각할듯.) 그러나 독특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마치 링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하나코의 등장이 마치 링의 사다코의 등장을 보는 듯하니까... 아무튼 독특한 분위기와는 다르게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는 없는 영화였다. 괴담은 괴담으로 끝나야 무서울뿐, 그것을 형상화시키기엔, 관객을 만족시킬만한 영화가 나올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