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허영만화백의 만화를 좋아하는 편이다. 꼭꼭 챙겨보진않았어도 그 분의 작품을 보면 전체적으로 사람냄새와 정이 느껴지기때문이었다. 이번 '식객'도 워낙 유명했지만, 만화라곤 신문에 연재된 몇편을 간간히 봤을뿐 세밀한 부분은 잘 몰랐지만 역시나 사람의 정이 느껴지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한 면에서 영화 '식객'은 일맥상통한다고 본다. 영화가 전체적으로 음식냄새가 나지만, 사람이 만든, 사람의 정이 깃든 '사람냄새가 더 강한영화'로 만들었기때문이다.
그래서일까? 되려 영화 '식객'은 "나,사람냄새나는 영화요"하고 자기가 너무 강하게 말하고있는듯하다. 원작의 에피소드가 많듯이 '숯쟁이얘기','소얘기',"성찬이얘기','대령숙수얘기'등 여러얘기가 얽히는데, 그 얽힘이 거슬릴정도는 아니지만, 주 포인트가 '대령숙수의 칼을 얻기위한 음식대결'인데 비해 잔가지가 좀 많이 쳐져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보기전부터 들어온 '소얘기'와 '한국인보다 더 한국인같은 일본인심사위원'얘기는 역시 좀 오버된 느낌을 받았다.
자기가 키우던 소를 잡는일은 매우 슬픈 에피소드였지만, 저절로 감동이 밀려오기도 전에 이미 '감동의 음악'이 선수를 치고들어오면서 "자, 감동의 순간이요"하는 느낌을 받아 좀 그랬고. (오히려 숯쟁이의 눈물담긴 고구마얘기가 더 마음에 파고들었다.)
'한국인보다 더 한국인같은 일본인심사위원'의 판정은, 영화전체의 클라이막스부분과 더불어 성찬의 승리로 끝내기위한 만화같은 감동과 한국의 승리라는 애국심을 건드린것 같은데, 오히려 애국심을 다뤄서 감동을 준 다른영화들보다 왜 굳이 저런 얘기를 꺼냈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는 과잉된 후반부보다 담백하고 깔끔한 초반부의 느낌이 더 좋은 영화였다.
만화를 제대로 보지않은관객으로써, 원작이 어떤진 잘 모르겠지만 영화자체는 자연스럽게 '사람냄새'가 스며들어있다기보다 조금은 강요된 포인트가 있는 '사람냄새'나는 영화였던 것 같다.
그래도, 영화 '식객'은 음식을 다룬 영화로써 보는동안 굶주린 배를 더욱 부여잡게 만드는 능력이 있으며, 만화와 같은 다분할적 컷화면과 생동감있는 영상들이 볼만한 작품이다. 영화가 성공함으로써 더 매끈하게 나오길 바라는 '식객2'나 더 많은 에피소드를 다양하게 볼수있는 드라마 '식객'이 더 기대되는 점도 있다.
그것은 영화 '식객'이 나름 완벽한 영화는 아니기에 무난하게 재밌게 즐길수 있는거고, 그러기에 다음편에 또다른 기대를 걸수 있게 하는 브랜드네임이기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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