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 강력해진 여전사 앨리스의 귀환...
바이오 하자드라는 게임을 영화화했다고 하든가. 게임이라고는 컴퓨터에서 지뢰찾기 정도나 하기 때문에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게임을 원작으로 했건만 2002년에 처음 나온 <레지던트 이블>은 나를 홀딱 반하게 했다. 원인도 없이 등장하는 좀비가 아니라 T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창궐한다는 설정도 참신했고, 거대 대기업에 의한 사실상의 독재 시스템도 미래 사회에 대한 경고를 던지는 것만 같아 흥미로웠다. 그리고 뭐니 뭐니 해도 여성전사 앨리스를 연기한 밀라 요보비치는 이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었다.
1편에서 엄브렐러사의 비밀 연구소를 감염시켰던 T바이러스는 2편에서는 한 도시를 감염시키더니 3편 인류의 멸망에서는 사실상 거의 전 세계를 파멸로 이끌고 있다. 황폐해진 라스베가스는 시각적으로 인상적이다. 이제 감염되지 않은 인간들은 계속 이동하는 것만이 유일한 생존의 방법이다. 한편, 이 모든 사태의 원인을 제공한 엄브렐러사의 아이작 박사는 T바이러스에 면역능력이 있는 앨리스의 혈청을 이용, 좀비들에게 일정한 지능을 부여함으로서 좀비들을 통제하려는 위험한 시도를 한다.
처음 3편에 대해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2편이 별로였기 때문이다. 이런 좀비 액션 영화는 시원시원한 액션과 단순한 스토리가 특징이며, 장점이다. 그런데 2편은 과도하게 꼬는 경향이 있었다. 그래서 1편의 성공이 가져다 준 자만심의 표현인가 싶었는데, 3편에서는 2편의 단점을 극복한 것으로 보인다.
나같은 게임 문외한이 봐도 충분히 재밌긴 하지만, 원작 게임을 즐겼던 사람이라면 아무래도 더 많은 즐거움을 느낄 것이라고 한다. 게임에서 카리스마적인 인물로 빈번하게 등장한다는 웨스카 의장이 3편에서 처음 선보이고 있으며, 게임에서 주인공을 따라다니며 괴롭힌다는 괴물 까마귀 떼들이 CG의 힘으로 화려하게 등장하고 있다. 사실 이런 B급 호러 액션 영화에서 뭘 바라겠는가. 보는 내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통쾌한 액션을 즐겼다면 영화의 기본 목적은 달성한 것이리라. 대부분 황폐해져 버린 지구. 과연 4편에서 앨리스는 어떻게 인류를 멸망에서 구원해낼 수 있을 것인가? 복제된 앨리스 군단이 4편의 힌트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