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공간이나 닫힌 공간이나 그 나름대로의 특징을 가지지만 열린 공간보다 닫힌 공간은 인간의 내면적인 면, 즉 심리적인 면을 파고들기에 딱 좋은 조건이다. 그것도 아무도 자유롭게 오갈 수 없는 밀실이면 정말 딱이다. 나는 특히 열린 공간보다 닫힌 공간을 좋아한다. 그래서 누구는 패쇄공포증 걸리겠다는 공간도 내게는 아늑하기까지 하다. 아무튼 이 영화 패닉룸도 이런 밀실의 영화이다. 그리고 이영화는 이런 밀실의 특징을 잘 사용하고 있다. 닫힌 공간속에서 벌어지는 사람들간의 갈등( : 강도<->조디포스터 모녀,강도<->강도, 딸<->어머니, 아버지<->어머니)의 모습이 잘 나타난다. 이 영화의 압권은 카메라의 움직임에 있다고 본다. 마치 소설에 비유하면 3인칭 관찰자 시점을 생각나게 하는 카메라의 움직임은 처음에는 조디포스터에 밤에 잠든 상황에서는 강도들의 움직임을 관찰자(관중)의 입장에서 철저하게 움직인다. 그리고 이러한 움직임은 영화가 계속되면서 모녀와 강도으 모습을 대칭적으로 보여줌으로써 심리적인 갈등을 드러내고 있고 후반부의 경찰과 조디포스터의 대화를 길고짦음의 적절한 활용과 대칭을 통해 조디포스터 내면의 갈등을 나타내 긴장을 계속 유발시켜 시간가는줄 모르게 할 정도다.
단 아쉬운 점은 이 영화의 감독이 핀처감독이라는 것이다. 이 감독의 대표적인 영화 <세븐>과 <에이리언3>에서 보여주던 반전이 이 영화에서는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핀처 감독의 팬들에게 점수가 깍이는 이유다.